현지시간 11일 새벽 2~4시께 구금시설서 풀려나 전세버스로 이동
트럼프 "귀국 않고 미국 남아 일하면 좋겠다" 만류로 귀국절차 지연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 이민당국에 의해 일주일째 구금중인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11일 정오(현지시간, 한국시간 12일 새벽1시)께 전세기 편으로 한국으로 향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10일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등에 억류중이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1일 새벽 2~4시께 풀려나 전세버스로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인 근로자들이 7~8대의 대형 버스에 나눠 타고 5시간 가량 이동해 공항에 도착한 뒤 대기중인 한국행 전세기에 오를 예정이라며 이동이 순조로울 경우 정오께 이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전세기는 총 368석을 갖춘 B747-8i 기종으로, 전세기 왕복 운항에 드는 10억원 안팎의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 측이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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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뉴스핌] 최지환 기자 =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구금된 한국인들을 태울 대한항공 전세기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2025.09.10 choipix16@newspim.com |
앞서 한국인 근로자들을 데려오기 위한 대한항공 전세기 KE2901편은 10일 오전 10시께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착륙했지만 미국 측의 사정에 의해 일정이 갑자기 연기돼 귀국이 당초보다 하루 늦어졌다.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10일 구금 시설에서 풀려나 자진 출국 형식으로 귀국하는 방향으로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해 이 날 오후 2시30분 미국을 떠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연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미대사관은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의 귀국 절차가 늦어지게 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들이 귀국하는 대신 미국에 계속 남을 것을 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날 저녁 워싱턴DC의 주미대사관에서 기자들에게 "구금된 한국 근로자들의 출발이 갑자기 연기된 '미국 측의 사정'이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면담에서 확인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금된 한국 국민이 모두 숙련된 인력이니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미국의 인력을 교육·훈련시키는 방안과, 귀국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알기 위해 귀국 절차를 일단 중단하라'고 지시하는 바람에 출발이 지연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조 장관은 우리 국민이 대단히 놀라고 지친 상태여서 먼저 귀국했다가 다시 돌아와서 일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고, 미국도 우리 의견을 존중해 귀국하도록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인 근로자 석방과 귀국을 위해 방미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 날 오전 백악관에서 루비오 장관과 만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한국인 근로자들이 수갑 등에 의한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하게 미국을 출국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한국인 근로자들이 구금상태에 풀려나 전세기까지 이동할 때 수갑을 차고 있어야 한다는 미국 이민 당국의 주장 때문에 출국이 지연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인 300여명은 조지아주 서배나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지난 4일 이뤄진 미 이민당국의 대규모 검거 과정에서 무더기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일주일째 억류돼 왔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