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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년 내 OECD '자살률 1위' 탈출 목표…현실성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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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2일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 발표
OECD 자살률 1위…회원국 대비 2.3배 높아
2034년 자살률 17명 목표…10년 내 11명 ↓
핀란드·일본 등 20~30년 걸려 자살률 낮춰
정부 "노력만으로 부족해 도전적 목표 설정"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 발표를 통해 10년 안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에서 벗어나겠다는 도전적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현행 1위 수준인 28.3명의 자살률을 10명대로 대폭 끌어내리겠다는 계획은 다른 나라들이 수십년에 걸쳐 이뤄낸 성과를 단기간에 달성하겠다는 셈이라, 실현 가능성에는 큰 우려가 뒤따른다.

해외 주요국 사례를 보면 자살률 개선은 결코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은 1999년 25.5명에서 20년 넘게 걸려 15명대까지 낮췄고, 핀란드 역시 30명대에서 10명대 초반으로 떨어뜨리는 데 3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한국이 10년 만에 11명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것은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현실성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다.

◆ 10년 내 자살률 11명 이상 감축 목표…주요국 최소 20년 소요

정부는 12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에서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을 발표하고, 5년 안에 자살자 수를 1만명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후 대책을 지속 추진해 10년 내로는 OECD 1위 수준에서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상황이다. 지난해 연간 자살 사망자는 총 1만4439명(잠정)으로 하루 평균 39.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률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 상승하기 시작해, 금융위기 여파가 닥쳤던 2011년에는 31.7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2022년까지 하락 곡선을 그렸지만, 2023년과 지난해 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트라우마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령대별 자살률 추이 및 2023년 자살률·자살자 [자료=보건복지부] 2025.09.12 rang@newspim.com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은 28.3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50대가 전체 자살 사망자의 20%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이어 ▲40대(18%) ▲60대(16.4%) ▲30대(12.4%) ▲70대(10.8%) 순이었다. 남성 자살 사망자는 여성보다 2.3배 많았지만, 자살 시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1.7배 많았다

경제 규모가 유사한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유독 심각하게 자살률이 높은 수준이다. OECD의 '표준 인구당 자살률'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대한민국 자살률은 24.3명으로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회원국 평균(10.6명)과 비교하면 2.3배 높다.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우리나라(13위)와 비슷한 타 국가들의 자살률은 ▲캐나다(9위) 9.0명 ▲스페인(12위) 7.6명 ▲호주(14위) 12.7명 ▲멕시코(15위) 6.6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는 '모두가 모두를 지키는 사회, 생명보호가 일상이 되는 대한민국'이란 비전 아래 이번 예방전략을 수립했다. 지난해 기준 28.3명인 자살률을 2029년에 19.4명으로 떨어뜨리고, 20234년까지는 17명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이는 5년 내 자살자 수를 1만명 이하로 감축하고, 10년 내 OECD 1위 수준을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정부는 10년 안에 자살률을 11명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보면 자살률 개선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문제로 드러났다. 사회 구조와 문화·제도 전반 등을 바꾸는 긴 호흡의 접근이 필요했고, 실제로 수십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주요국 자살률 순위 및 자살률 추이 [자료=보건복지부] 2025.09.12 rang@newspim.com

예컨대 핀란드는 1986년 '국가 자살예방 프로젝트'를 가동해 자살 사망자 전수를 대상으로 대규모 심리 부검을 실시하고, 우울증 조기 식별과 사회 서비스 연계를 체계화했다. 총기 허가 연령을 18세에서 20세로 상향하는 등 수단 접근성도 낮췄다. 그 결과 자살률은 1990년대 초 30.3명에서 2010년 17.6명, 2021년 13.2명으로 내려왔다. 감소 폭은 컸으나 20~30년에 걸친 장기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일본은 2007년 총리 직속 '자살대책추진본부'를 설치하고, 해당 연도부터 2022년 사이까지 네 차례에 걸쳐 종합대책을 갱신했다. 중앙 컨트롤타워와 더불어 지자체 자살예방 전담 공무원 배치, '지역 자살대책 긴급강화 기금' 조성 등 재정·조직 기반을 제도화했다. 그 결과 자살률은 1999년 25.5명에서 2010년 21.7명, 2021년 15.6명으로 낮아졌다. 이 또한 20년이 넘는 시간 축에서 이뤄진 변화다.

독일과 영국도 장기간의 제도적 변화로 성과를 냈다. 독일은 '우울증 연합 네트워크'를 전국으로 확산해 게이트키퍼 양성과 조기 치료 연계를 강화했고, 영국은 '사회적 처방'을 제도화해 고립감 해소와 정신건강 지원을 병행했다. 두 나라 모두 상담·치료 확대를 넘어 사회적 관계망 복원과 제도 개혁에 집중해 수십 년에 걸쳐 자살률을 낮췄다.

해당 국가들의 공통 분모는 ▲중앙 컨트롤타워의 상시 운영과 법·제도화 ▲지방정부 전담 인력·전용 기금 등 현장 기반의 고정된 인프라 ▲정신건강 조기 식별과 1차의료·사회서비스의 촘촘한 연계 ▲총기·유해물질 등 수단 접근성 규제 ▲관계 회복 중심의 사회적 고립 해소 프로그램 등을 장기간 지속했다는 점이다. 10명 안팎을 낮추기까지 대체로 20~30년이 소요됐다.

◆ 기존 정책 확대·인력 증원 수준 그쳐…정부, '도전적 목표' 인정

이번 전략에 담은 도전적 목표에 비해 정부의 대책은 기존 정책을 확대하거나 관련 인력을 증원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부가 내세운 '5대 분야·18개 과제'는 대부분 기존에 추진해온 사업의 범위를 넓히는 성격이 강하다.

대표적으로 응급실 내 자살 위험군을 관리하는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는 현재 92개소에서 2026년 98개소로 확대할 예정인데, 이는 기존 시행되던 사업의 연장선 성격으로 여겨진다. 지방자치단체 자살예방센터가 즉시 사고 현장에 개입할 수 있도록 응급실 정보를 자동 연계하는 '자살예방법' 개정도 추진하지만, 기본적인 틀은 과거 계획에서부터 이미 시행 중이던 과제다.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 [자료=보건복지부] 2025.09.12 rang@newspim.com

자살 유족을 대상으로 한 '원스톱 지원'도 마찬가지다. 심리 상담·임시 주거·특수 청소·법률 지원·학자금 지원 등을 제공하는 체계는 이미 현재 12개 시·도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내년 7월까지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취약계층 발굴 역시 서민금융지원센터와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Wee센터 등 다양한 기관을 연계하는 구조로 2018년 이후 꾸준히 추진돼온 사업의 연장선이다.

현장 인력 확충은 특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자살예방센터 전문 인력은 평균 2.6명에 불과한데,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해당 인력을 내년까지 5명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효과적인 사례 관리를 위해 센터당 최소 1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상담 수요는 지난해 연간 2만6843건에서 올해 1분기에만 월 2만8034건을 넘어선 상황이라, 현재 수준의 인력 증원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강조한 컨트롤타워 역시 아직 불투명하다. 정부는 국무총리 산하에 '범정부 자살대책추진본부'를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추진 예정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구체적인 조직 구성과 예산 확보 방안, 권한 설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시차가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일본은 이미 2007년 총리 직속 본부를 설치해 2012년과 2017년, 2022년 등 네 차례에 걸쳐 종합 대책을 갱신했다. 지자체에는 자살예방 전담 공무원을 두고, 지역 자살대책 긴급강화 기금을 조성해 중앙과 지방이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1999년 25.5명이던 자살률은 2021년 15.6명까지 낮아졌다. 이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기구 신설 준비 단계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런 도전적 목표를 둘러싼 현실성 부족 지적에 대해, 단순한 노력 수준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목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맞닥뜨리더라도 과감한 수치를 내걸어야만 부처와 지자체가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독려할 수 있다는 논리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5.09.10 ryuchan0925@newspim.com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전날 진행한 브리핑에서 "자살률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 주저되는 부분도 있었고, 신중하게 고민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자살률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단순히 노력하겠다는 말로는 부족해서 좀 더 도전적인 수준의 감축 목표를 설정하게 됐다"며 "현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런 목표를 정해야만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총력 대응할 수 있다는 믿음과 각오를 갖고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자살예방센터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현행 평균 2.6명이 부족한 수준임을 인정하면서도, 단기간에 10명 이상으로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내년까지 5명 수준으로 우선 확대하고, 예산과 인력 상황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장기적인 목표로는 10명 수준까지 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예산이나 인력 자체를 바로 이런 수준으로 늘리는 데는 애로가 있다"며 "일단 5명 수준으로 늘리고, 점차적으로 확대해 가면서 예산과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언급했다.

국무총리 산하 범정부 자살대책추진본부 설치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다만 중앙 정부 차원을 넘어 지자체 단위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될 것임을 먼저 밝혔다. 정부는 차후 방안이 구체화됐을 때 별도로 발표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차관은 "현재 국무조정실 주관 하에 자살대책추진본부 설치 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본부 단위는 중앙 부처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실무 지자체의 참여와 활동이 굉장히 중요하다. 본부가 설치되면 시·도가 참여하는 협의회 기구 등도 당연히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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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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