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롯데의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처음으로 무실점 피칭을 기록했다. 그러나 뒤늦은 반등은 팀의 성적과 그의 성적표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벨라스케즈는 지난 9월 30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는 6이닝 동안 단 2안타만을 내주고 삼진 3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3자책 이하)이자 무실점 투구였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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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 [사진 = 롯데] |
그의 KBO리그 적응기는 순탄하지 않았다. 8월 13일 한화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뒤 내내 기복이 심했고, 첫 승은 8월 24일 NC전에서 기록했으나 그때조차 6이닝 4실점으로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8월 한 달 평균자책점이 8.05, 9월에도 8.44에 머무르면서 롯데의 하락세와 맞물려 팬들의 원성을 샀다. 결국 롯데가 3위에서 추락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로 벨라스케즈의 부진이 꼽히게 됐다.
롯데는 올 시즌 중반 10승을 거둔 터커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메이저리그 통산 32승 투수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당시만 해도 "데이비슨의 아쉬웠던 2%를 메워줄 투수"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첫 등판부터 3이닝 5실점으로 흔들린 그는 선발로 나선 5경기 연속 대량 실점을 허용했고, 불펜 전환 뒤에도 3경기 연속 실점하며 좀처럼 안정감을 찾지 못했다.
데이비슨이 방출된 뒤 롯데는 8승 3무 27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냈다. 데이비슨이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12연패라는 최악의 흐름을 겪었고, 14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무승부 2경기 포함). 그 여파로 롯데는 시즌 막판까지 추락했고, 결국 지난 28일 잠실 두산전 패배로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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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롯데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가 3이닝 5실점 부진했다. [사진 = 롯데] 2025.08.13 wcn05002@newspim.com |
그나마 벨라스케즈는 마지막 세 경기에서 조금씩 나아진 투구를 보여줬다. 24일 삼성전 3이닝 무실점, 28일 두산전 0.1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 한화전 6이닝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9.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팀 성적이 이미 무너진 뒤였기에 그 반등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11경기(선발 6경기) 35이닝 1승 4패 평균자책점 8.23에 그쳤다.
한편 이날 롯데는 한화와 9회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섰지만 연장 10회말 끝내기를 내주며 0-1로 패했다. 9회 무사 1, 2루 위기를 넘긴 마무리 김원중이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최재훈에게 볼넷, 심우준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루이스 리베라토의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면서 허무하게 끝내기를 내줬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3연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쳤다. 최종 성적은 66승 6무 72패(승률 0.478), 7위. 지난해와 똑같은 순위(66승 4무 74패, 승률 0.471)로 마무리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시즌이 됐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