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 공식 구두 개입하고 원화 약세 용인하는 금리인하 힘들 것"
1,4월 동결시 월평균 환율 1400원대 중반…10월 '불확실성' 이어질 듯
시장 "마지막 남은 11월 금통위까지 환율 불안은 한은 부담으로 작용해"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 달러/원 환율이 추석연휴를 거치면서 단숨에 1430원대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23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막판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가뜩이나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이라는 가격 변수까지 돌발하면서 '금리인하-통화완화'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지난 13일 외환시장에 대한 구두개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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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삼성전자 호실적·美기술주 훈풍에 코스피가 3600 재돌파한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코스닥 지수 및 달러/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2025.10.14 gdlee@newspim.com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이 추석연휴 이후 2거래일 만에 1430원대를 웃돌면서 양대 기관은 공동으로 "외환당국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신했다.
작년 12·3 계엄사태 이후와 올해 4월 트럼프발 상호관세 부과 우려 등 현재 보다 환율 수준이 높거나 변동폭이 더 크게 나타났을 때도 하지 않았던 '구두개입'을 1년 6개월 만에 외환당국이 내놓은 것이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장 중 1434원까지 올랐으로 구두개입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주간 종가 기준으로 1425.8원 수준으로 다소 진정됐다. 하지만 14일에는 다시 5원 이상 오르면서 1430원선을 다시 공략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의 주요 배경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계속되고 있고 3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관세협상도 결론이 나지 않은 가운데 미중 무역 전쟁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 시장의 불확실성 변수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달러화를 선호하는 기대가 환시장으로 몰린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했다.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에 따른 대응이었다. 이후 달러 환율 뿐 아니라 나스닥과 S&P500 등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 등이 지난 주말 급락했다.
이후 양측 모두 무역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만난다는 것을 알리면서 '갈등 수습'의 길을 터놓았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결국 달러/원 환율에 관한한 10월 내내 이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인하를 하게 되면 가뜩이나 치솟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 속도를 더 부추길 요소가 크다는 것이 한은으로서 직접적인 부담이다.
한은이 올 들어 결정한 두 차례의 금리인하 시기는 달러/원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되던 시기였다. 올해 첫 금통위였던 2월말의 경우는 12·3 계엄 사태이후 외환시장과 국내 금융시장이 수습국면에 접어들었던 시기이고 5월말 두번째 금리인하도 대통령선거 직전이었지만 트럼프발 관세 정책이 하반기로 연기 되면서 한숨을 돌리던 시기였다.
또 실제 금리를 동결했던 1월과 4월에는 월평균 달러/원 환율이 1월(1455.8원), 4월(1444.3원)에 1400원대 중반을 기록했다.
한은 출신 한 경제학자는 "사실 한은은 가격 등 시장변수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며 "다만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 등에 대해서는 은행 가계 대출 동향 추이를 통화정책 주요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고 말했다.
그는 "보유 외환운용을 담당하는 한은은 시장에서 어떠한 멘트도 잘 하지 않는다"면서 "단 한줄에 그치지만 한은(기재부 공동) 명의로 공식 '구두개입'을 했다면 임박한 금통위에서 원화 약세를 용인하는 금리인하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윤지호 BNP파리바 연구원은 "10월 기준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 잡은 상태"라며 "11월 마지막 금통위 등 아직 연내 1회 인하가 가능하다는 전망이지만 그때까지 환율이 현재처럼 변동성이 크다면 인하 결정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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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jh11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