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제도 '환자 이송·회송 사업' 연계 부족 지적
소아과전문의 진료 가산 통해 제도 뒷받침 필요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소아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야간과 휴일에도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제도를 중등도 이상의 소아환자 진료·입원·치료까지 담당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7일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제도의 양적 성장이 충분한 수도권은 진료역량 강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면서 "특히 소아청소년과 전문진료 역량 강화에 정책의 방점을 두고, 단순 운영시간이 아니라 배후진료(back-up care) 역량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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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핌DB] 달빛어린이병원 |
최 회장은 현행 달빛어린이병원, 소아의료 네트워크, 환자 이송·회송 사업이 별개로 운영돼 연계가 부족하고, 중등도 이상 소아환자를 진료·입원·치료하는 병원형 달빛어린이병원은 제도적 지원에서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역 간 소아진료 공백과 중증 환자 대응 단절이 발생하며, 이는 맞벌이 부부의 육아와 직장 병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병원형 달빛어린이병원은 단순 야간진료 의원과 달리 진료종결 기능과 입원, 검사, 응급대응이 가능하지만, 현재 지원체계는 운영시간 중심으로 설계돼 인력·시설비용(standby cost)과 진료 난이도에 따른 수가 보상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현장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검사·관찰·수액 등 진료종결 과정의 인건비 상승분도 보전받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 회장은 "지금 제도에서는 경증 환자만 오래 진료하는 곳이 오히려 중등증·중증 환자를 감당하는 병원보다 유리하다"면서 "진료의 난이도나 책임의 무게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소아과전문의에 의한 달빛 진료에 가산을 주어야 한다"며 "전문의가 직접 진료하는 병원형 달빛이야말로 지역의 '배후진료(back-up care)' 중추다. 강소병원이 진료종결 역량을 키우고, 권역화된 체계 속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달빛어린이병원은 지역별 불균형이 심각해 수도권은 의료기관 과밀, 비수도권 특히 중간권 지방 도시에서는 병원형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이 부족하다. 현재 운영 개소는 126곳이지만 그중 50%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서 지방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으로 소아청소년병원형 달빛어린이병원을 별도 유형으로 지정해 중등도 이상 환자 진료·입원·응급대응 기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또 달빛어린이병원, 소아의료 네트워크, 환자 이송·회송 사업을 하나의 통합된 소아필수의료 전달체계로 유기적으로 운영하며, 실시간 환자 이동과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주장했다.
재정 지원 측면에서는 병원형 달빛어린이병원에 대해 시설투자와 인력운영비를 반영한 '소방서형 필수대기체계' 수준의 수가 보전과 중등도 환자 대응에 맞는 별도 수가 신설 및 가산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비수도권 지역, 특히 천안·원주·포항 등 중간권 지방 도시에 병원형 달빛어린이병원 지정과 지원을 우선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수도권 중심의 단편적 공급으로는 지역 아이들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며 "진료종결 역량을 갖춘 병원형 달빛이 권역 단위로 구성돼야만 지속 가능한 소아의료체계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