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불씨'에다 최근 달러 환율 '고공 행진'까지… 3연속 동결에 무게
11월 경제 전망 따라 금리 결정… 성장률 끌어 올릴 금리 인하 필요성도 제기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 한국은행이 내주로 예정된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은이 오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동결' 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최근 강하게 부상하고 있다. 마지막 금리인하 이후 지속되고 있는 '수도권 집값 상승' 이라를 '불씨'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는 데다 3500억 달러 한미 관세협상 문제로 최근 돌출하고 있는 달러/원 환율의 고공행진이 한은의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공식적으로 올해 내내 '통화 완화'(금리 인하)기조를 천명해 오고 있지만 대통령선거 직전인 지난 5월말 금리를 인하한 이후 기준금리를 연 2.5%선에서 5개월째 동결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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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선에서 동결할 것을 결정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8.28 photo@newspim.com |
이에 따라 한은은 내주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인 11월말 회의로 금리 인하나 동결 여부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경기둔화 우려에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인하했다. 하지만 7월과 8월엔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은 한은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세 차례 연속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결 전망이 힘을 얻는 기본적인 이유는 6·27 대출 규제, 9·7 공급대책에도 주택거래량 증가와 수도권 집값 상승 폭이 9월부터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새정부 들어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오긴 했지만 그 효과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 집값 기대심리를 잡기 위해 한은과 정부 간 정책 공조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 등도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최근 고공행진을 하는 달러/원 환율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다.
기획재정부·한은은 지난 13일 달러/원 환율이 주간거래 중 1430원을 웃돌자 1년 6개월 만에 공동 구두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환율은 구두개입이후 일시 주춤했지만 이번 주말까지 여전히 1420원 안팎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 출신 한 경제학자는 "금리인하가 원화약세(환율 상승)를 불러온다는 것이 자명한데 한은이 외환시장에 구두개입까지 한 마당에 금리인하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 정부의 3차 부동산 대책(10·15 대책)이 나왔고 정부에 추가 부동산 대책을 계속 주문했고 거시 정책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한은이 임박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재개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주 금통위는 시장의 주택가격 상승 심리를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11월말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 금통위 회의로 넘어가고 있다.
10월 회의의 동결 배경이 된 가계대출·수도권 집값 문제가 진정되거나 지표로 확인하기까지 마지막 금통위(11월 28일)까지 시한이 한달 남짓으로 촉박하기 때문에 올해 금리 인하는 "물 건너 갔다"라는 전망까지 시장에선 나오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상반기로 더 지연되거나 추가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11월 금통위는 한은이 1년에 4차례 공식 경제전망(수정)을 내놓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잠재성장률을 크게 하회하는 성장률을 올리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직전인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정부와 같은 0.9%, 내년은 1.6%로 전망했다. 2년 연속 잠재성장률(2% 안팎)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성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도 한은의 주요 과제다.
한은 출신 경제학자는 "11월 회의 다음은 내년 1월 회의인데 시차가 너무 길어 금리인하를 내년으로 미룬다면 '금리인하 실기론'이 나올 수 있다"며 "결국 11월 경제전망 수정에서 확인되는 각종 지표와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 수정이 11월 금리 결정의 주요 근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현지 시간 지난 14일 공개연설에서 '고용의 하방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고 밝혀 우리와 같이 앞으로 두번(10월, 12월) 남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최근 "(월스트리트의)투자은행들은 대체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내 2회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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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jh11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