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원 AI6 이어 협력 확대
파운드리 실적 반등 기대감↑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테슬라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칩 협력을 한 단계 더 확장했다. 당초 대만 TSMC가 단독으로 맡을 것으로 알려졌던 자율주행용 'AI5' 칩 생산에 삼성이 공동 참여하게 되면서, TSMC의 독점 구도가 깨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테슬라의 'AI6' 생산 계약을 수주한 데 이어, 이번 AI5 물량 일부까지 맡게 되면서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개선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올해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 TSMC 모두 AI5 작업을 진행할 것" 이라고 밝혔다. 기존 'TSMC 단독 수주' 구도가 공식적으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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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사진=블룸버그] |
AI5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완전자율주행(FSD)용 5세대 칩으로, 기존 AI4보다 연산 효율과 전력 효율이 크게 개선된 차세대 반도체다.
◆ AI6 이어 3세대 라인업 모두 포함
현재 삼성전자는 AI4를 평택공장에서 7나노 공정으로 생산 중이며, AI6는 내년부터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공정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 7월 삼성과의 대규모 계약을 직접 공개하며 "삼성의 텍사스 대형 신공장은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하게 될 것이다. 이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계약 규모는 165억 달러(약 23조 원) 규모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단일 고객 기준 최대 규모였다. 이번 AI5 공동 생산이 더해지면서 삼성은 테슬라의 AI 칩 3세대 라인업(AI4~AI6)에 모두 참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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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
◆ TSMC 의존도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
이번 협력 확대는 테슬라의 TSMC 의존도를 낮추고 반도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주요 칩 생산을 한 곳에 집중하기보다 삼성과 TSMC를 병행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현세대 칩(AI5)에서도 삼성전자와 긴밀히 협력하며 TSMC에만 의존하지 않게 됐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삼성 파운드리의 실적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2조1000억 원으로,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부문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파운드리 사업은 여전히 조 단위 적자가 지속 중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