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뷰티 부문 부진, 체질 개선 필요성 부각
조기 인사로 방향 전환 명확히 한 LG생활건강
'후' 중심 면세·중국 구조에서 벗어나는 전략
북미·일본·동남아 중심의 매출 분산 시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LG생활건강이 주력 사업인 뷰티 부문의 부진 속에서 이선주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중장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기 실적 부진보다 브랜드 가치 회복과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우선순위에 둔 전략 전환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전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선주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는 기존 이정애 대표의 자진 사임에 따른 것으로, 그룹 주요 임원인사 일정(11월 말)보다 두 달 이상 앞당겨진 조기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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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 이선주 사장. [사진=LG생활건강 제공] |
같은 날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4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5% 감소했다. 뷰티 사업 부문 매출은 4,710억 원으로 26.5% 줄었고, 영업이익은 588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회사는 면세점 중심의 판매 물량 조절과 오프라인 채널 재정비 과정에서 단기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면세점·백화점 중심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도 이와 같은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다.
중국 시장 구조조정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북미·일본 등 비(非)중국 시장 공략을 병행하고 있으나, 국내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선주 신임 대표는 화장품 업계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은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로레알 코리아에서 '키엘(Kiehl's)' 브랜드를 글로벌 럭셔리 부문 2위 규모로 성장시키며 역량을 인정받았고, 이후 메디힐 미국 시장 확대, 카버코리아(AHC) 대표 등을 맡으며 해외 사업과 브랜드 재포지셔닝 경험을 쌓았다. 뷰티와 글로벌이라는 LG생활건강의 핵심 과제를 동시에 총괄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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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의 전략 중심에는 '후' 중심의 면세·중국 의존 구조에서의 탈피가 자리한다. '후'는 단기간 고성장을 이끌었지만 면세 시장 둔화와 중국 소비 환경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이 추후 브랜드 포지셔닝 재정립, 가격 전략 정상화, 채널 믹스 조정 등을 포함한 '럭셔리 뷰티 재정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물량 확대보다는 브랜드 가치 유지와 마케팅 효율 개선에 무게를 두는 방식이다.
동시에 글로벌 매출 구조 다변화도 추진될 전망이다. 중국에만 기대는 방식에서 벗어나 미국·일본·동남아 등 여러 지역으로 시장을 나누고, 판매 방식도 다양화한다는 의미다.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D2C)를 강화하고, 올리브영 같은 H&B스토어, 여러 브랜드가 함께 들어가는 멀티브랜드 매장 등 여러 유통 채널을 동시에 활용해 한 지역이나 한 방식에 매출이 몰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북미 확장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실적 반등을 만든 사례가 선행했다면, LG생활건강은 이제 체질 개선의 출발점에 서 있다"며 "단기 실적 회복보다는 브랜드 가치 회복과 포트폴리오 전환의 속도와 완성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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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_LG광화문빌딩_전경. [사진=LG생활건강 제공] |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