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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상) AI 시대를 넘어 100년을 준비하는 교육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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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회동, 그리고 AI 시대의 인간교육

서울 강남의 한 작은 치킨집에서 세 명의 핫한 인물이 마주 앉았다. 치킨집의 이름을 빌려 임명 깐부회동으로 불린 이 모임에 참석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삼성의 이재용,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세 사람이 치킨집에서 러브샷을 연출하고, 마이크를 잡고 모인 청중을 위해 즉석 연설을 하는 모습은 마치 세계적 아티스트가 내한공연 전 팬미팅 때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연상하게 한다. 표면적으로는 반도체와 자율주행, 인공지능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지만, 그 회동이 던지는 함의는 산업을 넘어 문명의 방향과 관련되어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 체계 자체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더 이상 인간의 손끝을 돕는 보조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판단과 감정의 영역까지 모사하기 시작했다. 이 변화의 본질은 기술 혁신이 아니라 지성의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 즉 인간이 배우고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저녁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을 마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새로운 세대, 다른 성장 환경

오늘날 성장하는 세대는 인간 역사상 처음으로 AI와 함께 유년기를 보내는 세대이다.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스크린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손끝의 터치로 정보를 탐색하며, 유튜브의 자동 재생을 통해 지식을 소비한다. 스마트폰은 그들의 사전이자 교과서이며, 때로는 친구와 교사의 역할까지 대체한다. 학교는 태블릿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교실의 토론보다 검색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확신이 아이들의 학습 습관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교육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정보 접근의 획기적 편의성과 속도라는 장점도 가져다 주었지만, 동시에 집중력의 단축과 사고의 단편화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지식은 즉시 찾아낼 수 있지만, 이해의 깊이는 점점 얕아지고, 토론은 사라지고, 공감의 언어는 감정이모콘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성장 환경은 교육에 전혀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보다 정보를 선별하고 판단하는 능력, 기술을 사용하는 능력보다 기술을 넘어 사유하는 능력, 즉 비판적이고 자율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초 교육의 회복이 절실해진 것이다.

고대의 교훈, 트리비움과 쿼드리비움의 재발견

AI 시대의 교육은 새로운 AI기술 교과를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과 기초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 점에서 인류 교육사에서 가장 오래된 교양의 틀, 즉 트리비움(Trivium) 과 쿼드리비움(Quadrivium) 은 여전히 유효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리이스 아테네에서 트리비움은 문법(Grammar), 논리(Logic), 수사학(Rhetoric)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언어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사고를 정제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문법은 정확한 언어의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사고의 질서를 세우는 학문이었고, 논리는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판단의 기술이었으며, 수사학은 타인을 설득하고 공동체 속에서 의미를 나누는 윤리적 표현의 학문이었다. 쿼드리비움은 산술(Arithmetic), 기하학(Geometry), 음악(Music), 천문학(Astronomy)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세계를 수와 비례, 공간과 조화의 질서 속에서 이해하는 훈련이었다. 산술은 사물의 본질적 질서를, 기하는 공간의 구조를, 음악은 감정의 질서를, 천문학은 우주적 조화와 인간의 위치를 가르쳤다.

플라톤의 『국가(Politeia)』 제7권은 인류 교육사에서 가장 깊은 교육 철학의 원형을 제시한 장이다. 그 유명한 '동굴의 비유' 에서 플라톤은 인간이 어둠 속에서 그림자만을 실재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가 말한 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거나 외적 기술을 익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이 무지의 동굴에서 벗어나 진리의 세계로 '전환'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플라톤에게 참된 배움은 감각에서 이성으로, 경험에서 형상(forma 때로는 species)으로, 의견(doxa)에서 지식(epistēmē)으로 이동하는 정신적 여정이었다. 이 여정의 마지막 단계가 바로 철학왕의 교육과정이다. 그는 철학자가 단순히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사유의 질서와 영혼의 조화를 익힌 사람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 과정에서 플라톤은 네 가지 학문, 즉 수학, 기하학, 음악, 천문학을 배움의 중심에 놓았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수학은 변하지 않는 진리를 인식하는 훈련이며, 기하는 감각의 세계를 질서 속에서 보는 법을 가르치고, 음악은 수와 비례를 통해 영혼의 조화를 익히게 하며, 천문학은 우주의 질서 속에서 인간의 이성을 자각하게 만든다. 플라톤에게 이 학문들은 실용 기술이 아니라, 이성이 진리의 질서를 닮아가는 정신의 훈련이었다. 그의 이상국가에서 철학왕은 이 네 학문을 거쳐 변증법(dialectikē)의 단계에 도달한다. 거기서 비로소 그는 진리의 원형, 즉 선(agathon)을 인식한다. 플라톤에게 교육은 결국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존재의 변모이며, '앎'이란 곧 '자신을 새롭게 아는 일'이었다.

중세의 표준이 된 7자유예술

8세기 후반, 카롤루스 대제(Charlemagne)는 교회의 힘을 빌려 유럽의 문명을 통합하려 했다. 그의 교육개혁을 실무적으로 이끈 인물은 알퀸 요크(Alcuin of York, ca. 735–804)였다. 그는 영국 노섬브리아 출신의 신학자이자 교육가로 781년경 카롤루스의 초청으로 궁정학교(Schola Palatina)의 교장이 되어 문자교육, 문법, 신학, 라틴어 표준화 등의 교육개혁을 총괄했다. 알퀸은 당시 궁정학교와 수도원학교(Monastic School)의 교육과정을 7자유예술(Septem Artes Liberales)로 표준화 했다. 이 체계는 이후 1000년 동안 유럽 지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트리비움이 언어적 사유의 기반을, 쿼드리비움이 수학과 과학적 이해의 틀을 제공하면서, 교양(liberal arts)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인간을 자유롭게 만드는 학문이라는 의미를 얻었다.

후대에 이를 체계화 사람은 한 수도사였다. 12세기 파리의 수도원에서 활동한 위그 드 생 빅토르(Hugues de Saint-Victor, ca. 1096–1141)는 플라톤적 전통을 기독교적 세계관 속에 새롭게 통합시키고자 했다. 그의 저서 『디다스칼리콘(Didascalicon de Studio Legendī, c. 1125)』은 중세 교육사에서 "학문의 질서(ordo disciplinarum)"를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한 저작으로 평가된다. 위그는 학문을 세 부류로 나눈다. 첫째, 언어의 학문(artes sermonicales), 즉 문법, 논리, 수사학으로 구성되는 이 기초학문은 언어를 통해 사고를 정돈하고, 진리를 왜곡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한다. 둘째, 이성의 학문(artes reales), 즉 산술, 기하, 음악, 천문학은 수와 비례 속에서 신적 질서를 이해하게 한다. 셋째, 신학과 철학은 그 학문들의 결실로서, 인간이 세계의 구조를 넘어 존재의 근원, 즉 신(Deus)의 질서를 깨닫게 한다. 위그의 『디다스칼리콘』은 훗날 파리 대학교(Université de Paris, 12세기 중반) 와 옥스퍼드, 볼로냐 등의 예술학부(curriculum of the liberal arts) 편성에 직접적인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

그에게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더하는 과정이 아니라, 인간이 혼돈 속에서 질서를 배우고, 자기 영혼의 조화를 회복하는 행위였다. 이 점에서 그는 플라톤과 같은 통찰을 공유하고 있다. 지식의 목적은 유용성이 아니라 영혼의 수양이며, 배움의 완성은 정보의 축적이 아니라 사유의 질서 정립이라 본 것이다. 이 두 사유의 축을 연결하면, 플라톤의 철학자 왕이 '진리의 형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과, 수도사인 휴가 '신의 질서'를 탐구하는 과정은 결국 같은 인간학적 전제 위에 서 있다. 인간은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존재가 아니라, 혼돈 속에서 질서를 배우고, 그 질서를 스스로 내면화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 관점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오늘의 학생이 배우는 인공지능, 데이터, 알고리즘 역시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질서를 이해하고 판단의 구조를 익히는 수단이어야 한다. 플라톤이 말한 '선(agathon)'과 위그가 말한 '질서(ordo)'는 결국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교육은 세계를 정복하는 기술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다스리는 지혜를 배우는 일"이라는 것이다.

훔볼트의 교양(Bildung), 칸트의 이성이 대학 안으로

이 고대의 사유 전통은 19세기 초 프로이센의 개혁가이자 교육자였던 빌헬름 폰 훔볼트(Wilhelm von Humboldt, 1767–1835) 에 의해 근대 대학제도로 계승된다. 그는 나폴레옹의 침공으로 무너진 프로이센을 재건하는 길을 군사력이나 행정이 아니라 교육의 개혁에서 찾았다. 그가 설립한 베를린대학(오늘의 훔볼트대학교, Humboldt-Universität zu Berlin, 1810)은 근대 대학의 원형이 되었으며, 그 핵심 이념이 바로 교양(Bildung) 이었다. Bildung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인간이 이성과 자유를 통해 자신을 형성(Formung)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 사상은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의 실천철학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칸트가 『교육론(Über Pädagogik, 1803)』과 『실천이성비판(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 1788)』에서 말한 "인간은 오직 교육에 의해서만 인간이 된다"는 명제는, 훔볼트의 대학 이념 속에서 지식과 도덕, 자유와 교양의 통합으로 구체화되었다.

그에게 대학은 국가나 산업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의 이성을 확장하고 내면의 자유를 실현하는 정신의 산실이었다. 트리비움과 쿼드리비움이 고대의 자유교육을 구성했다면, 훔볼트는 그것을 근대적 교양교육으로 다시 묶어 "인문학(humaniora)"의 근본 틀로 세웠다. 그의 말대로 "지식의 목적은 유용성이 아니라 인간의 완성"이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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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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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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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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