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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상) AI 시대를 넘어 100년을 준비하는 교육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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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회동, 그리고 AI 시대의 인간교육

서울 강남의 한 작은 치킨집에서 세 명의 핫한 인물이 마주 앉았다. 치킨집의 이름을 빌려 임명 깐부회동으로 불린 이 모임에 참석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삼성의 이재용,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세 사람이 치킨집에서 러브샷을 연출하고, 마이크를 잡고 모인 청중을 위해 즉석 연설을 하는 모습은 마치 세계적 아티스트가 내한공연 전 팬미팅 때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연상하게 한다. 표면적으로는 반도체와 자율주행, 인공지능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지만, 그 회동이 던지는 함의는 산업을 넘어 문명의 방향과 관련되어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 체계 자체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더 이상 인간의 손끝을 돕는 보조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판단과 감정의 영역까지 모사하기 시작했다. 이 변화의 본질은 기술 혁신이 아니라 지성의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 즉 인간이 배우고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저녁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을 마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새로운 세대, 다른 성장 환경

오늘날 성장하는 세대는 인간 역사상 처음으로 AI와 함께 유년기를 보내는 세대이다.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스크린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손끝의 터치로 정보를 탐색하며, 유튜브의 자동 재생을 통해 지식을 소비한다. 스마트폰은 그들의 사전이자 교과서이며, 때로는 친구와 교사의 역할까지 대체한다. 학교는 태블릿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교실의 토론보다 검색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확신이 아이들의 학습 습관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교육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정보 접근의 획기적 편의성과 속도라는 장점도 가져다 주었지만, 동시에 집중력의 단축과 사고의 단편화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지식은 즉시 찾아낼 수 있지만, 이해의 깊이는 점점 얕아지고, 토론은 사라지고, 공감의 언어는 감정이모콘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성장 환경은 교육에 전혀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보다 정보를 선별하고 판단하는 능력, 기술을 사용하는 능력보다 기술을 넘어 사유하는 능력, 즉 비판적이고 자율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초 교육의 회복이 절실해진 것이다.

고대의 교훈, 트리비움과 쿼드리비움의 재발견

AI 시대의 교육은 새로운 AI기술 교과를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과 기초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 점에서 인류 교육사에서 가장 오래된 교양의 틀, 즉 트리비움(Trivium) 과 쿼드리비움(Quadrivium) 은 여전히 유효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리이스 아테네에서 트리비움은 문법(Grammar), 논리(Logic), 수사학(Rhetoric)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언어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사고를 정제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문법은 정확한 언어의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사고의 질서를 세우는 학문이었고, 논리는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판단의 기술이었으며, 수사학은 타인을 설득하고 공동체 속에서 의미를 나누는 윤리적 표현의 학문이었다. 쿼드리비움은 산술(Arithmetic), 기하학(Geometry), 음악(Music), 천문학(Astronomy)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세계를 수와 비례, 공간과 조화의 질서 속에서 이해하는 훈련이었다. 산술은 사물의 본질적 질서를, 기하는 공간의 구조를, 음악은 감정의 질서를, 천문학은 우주적 조화와 인간의 위치를 가르쳤다.

플라톤의 『국가(Politeia)』 제7권은 인류 교육사에서 가장 깊은 교육 철학의 원형을 제시한 장이다. 그 유명한 '동굴의 비유' 에서 플라톤은 인간이 어둠 속에서 그림자만을 실재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가 말한 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거나 외적 기술을 익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이 무지의 동굴에서 벗어나 진리의 세계로 '전환'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플라톤에게 참된 배움은 감각에서 이성으로, 경험에서 형상(forma 때로는 species)으로, 의견(doxa)에서 지식(epistēmē)으로 이동하는 정신적 여정이었다. 이 여정의 마지막 단계가 바로 철학왕의 교육과정이다. 그는 철학자가 단순히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사유의 질서와 영혼의 조화를 익힌 사람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 과정에서 플라톤은 네 가지 학문, 즉 수학, 기하학, 음악, 천문학을 배움의 중심에 놓았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수학은 변하지 않는 진리를 인식하는 훈련이며, 기하는 감각의 세계를 질서 속에서 보는 법을 가르치고, 음악은 수와 비례를 통해 영혼의 조화를 익히게 하며, 천문학은 우주의 질서 속에서 인간의 이성을 자각하게 만든다. 플라톤에게 이 학문들은 실용 기술이 아니라, 이성이 진리의 질서를 닮아가는 정신의 훈련이었다. 그의 이상국가에서 철학왕은 이 네 학문을 거쳐 변증법(dialectikē)의 단계에 도달한다. 거기서 비로소 그는 진리의 원형, 즉 선(agathon)을 인식한다. 플라톤에게 교육은 결국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존재의 변모이며, '앎'이란 곧 '자신을 새롭게 아는 일'이었다.

중세의 표준이 된 7자유예술

8세기 후반, 카롤루스 대제(Charlemagne)는 교회의 힘을 빌려 유럽의 문명을 통합하려 했다. 그의 교육개혁을 실무적으로 이끈 인물은 알퀸 요크(Alcuin of York, ca. 735–804)였다. 그는 영국 노섬브리아 출신의 신학자이자 교육가로 781년경 카롤루스의 초청으로 궁정학교(Schola Palatina)의 교장이 되어 문자교육, 문법, 신학, 라틴어 표준화 등의 교육개혁을 총괄했다. 알퀸은 당시 궁정학교와 수도원학교(Monastic School)의 교육과정을 7자유예술(Septem Artes Liberales)로 표준화 했다. 이 체계는 이후 1000년 동안 유럽 지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트리비움이 언어적 사유의 기반을, 쿼드리비움이 수학과 과학적 이해의 틀을 제공하면서, 교양(liberal arts)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인간을 자유롭게 만드는 학문이라는 의미를 얻었다.

후대에 이를 체계화 사람은 한 수도사였다. 12세기 파리의 수도원에서 활동한 위그 드 생 빅토르(Hugues de Saint-Victor, ca. 1096–1141)는 플라톤적 전통을 기독교적 세계관 속에 새롭게 통합시키고자 했다. 그의 저서 『디다스칼리콘(Didascalicon de Studio Legendī, c. 1125)』은 중세 교육사에서 "학문의 질서(ordo disciplinarum)"를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한 저작으로 평가된다. 위그는 학문을 세 부류로 나눈다. 첫째, 언어의 학문(artes sermonicales), 즉 문법, 논리, 수사학으로 구성되는 이 기초학문은 언어를 통해 사고를 정돈하고, 진리를 왜곡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한다. 둘째, 이성의 학문(artes reales), 즉 산술, 기하, 음악, 천문학은 수와 비례 속에서 신적 질서를 이해하게 한다. 셋째, 신학과 철학은 그 학문들의 결실로서, 인간이 세계의 구조를 넘어 존재의 근원, 즉 신(Deus)의 질서를 깨닫게 한다. 위그의 『디다스칼리콘』은 훗날 파리 대학교(Université de Paris, 12세기 중반) 와 옥스퍼드, 볼로냐 등의 예술학부(curriculum of the liberal arts) 편성에 직접적인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

그에게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더하는 과정이 아니라, 인간이 혼돈 속에서 질서를 배우고, 자기 영혼의 조화를 회복하는 행위였다. 이 점에서 그는 플라톤과 같은 통찰을 공유하고 있다. 지식의 목적은 유용성이 아니라 영혼의 수양이며, 배움의 완성은 정보의 축적이 아니라 사유의 질서 정립이라 본 것이다. 이 두 사유의 축을 연결하면, 플라톤의 철학자 왕이 '진리의 형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과, 수도사인 휴가 '신의 질서'를 탐구하는 과정은 결국 같은 인간학적 전제 위에 서 있다. 인간은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존재가 아니라, 혼돈 속에서 질서를 배우고, 그 질서를 스스로 내면화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 관점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오늘의 학생이 배우는 인공지능, 데이터, 알고리즘 역시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질서를 이해하고 판단의 구조를 익히는 수단이어야 한다. 플라톤이 말한 '선(agathon)'과 위그가 말한 '질서(ordo)'는 결국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교육은 세계를 정복하는 기술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다스리는 지혜를 배우는 일"이라는 것이다.

훔볼트의 교양(Bildung), 칸트의 이성이 대학 안으로

이 고대의 사유 전통은 19세기 초 프로이센의 개혁가이자 교육자였던 빌헬름 폰 훔볼트(Wilhelm von Humboldt, 1767–1835) 에 의해 근대 대학제도로 계승된다. 그는 나폴레옹의 침공으로 무너진 프로이센을 재건하는 길을 군사력이나 행정이 아니라 교육의 개혁에서 찾았다. 그가 설립한 베를린대학(오늘의 훔볼트대학교, Humboldt-Universität zu Berlin, 1810)은 근대 대학의 원형이 되었으며, 그 핵심 이념이 바로 교양(Bildung) 이었다. Bildung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인간이 이성과 자유를 통해 자신을 형성(Formung)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 사상은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의 실천철학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칸트가 『교육론(Über Pädagogik, 1803)』과 『실천이성비판(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 1788)』에서 말한 "인간은 오직 교육에 의해서만 인간이 된다"는 명제는, 훔볼트의 대학 이념 속에서 지식과 도덕, 자유와 교양의 통합으로 구체화되었다.

그에게 대학은 국가나 산업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의 이성을 확장하고 내면의 자유를 실현하는 정신의 산실이었다. 트리비움과 쿼드리비움이 고대의 자유교육을 구성했다면, 훔볼트는 그것을 근대적 교양교육으로 다시 묶어 "인문학(humaniora)"의 근본 틀로 세웠다. 그의 말대로 "지식의 목적은 유용성이 아니라 인간의 완성"이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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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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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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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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