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방해 재판'에 증인 출석해 증언
"지지율 오르고 있다, 명절까지 버티면 해결"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올해 1월 대통령 경호처와의 오찬 자리에서 '(나의) 지지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기 때문에, 설 명절(1월 다섯째 주)까지만 잘 버틴다면 전부 잘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오찬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면 경찰들이 두려워 할 것'이라고도 했다는 증언도 등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18일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김 모 대통령 경호처 부장이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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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
재판에는 윤 전 대통령이 출석했다. 이전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직접 증인신문을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은 오전 증인신문 동안 대부분 눈을 감고 있거나 변호사와 귓속말을 건네는 게 전부였다. 오후 윤 전 대통령 측은 "피고인이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재판부에 이석을 요청했고, 재판부가 허가하자 2시43분께 법정을 떠났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후 그달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에 출석을 요구했지만 우편물 수취를 거부하는 등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 공수처는 같은 달 30일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다음날 서울서부지법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했다.
올해 1월 3일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개시하려고 했지만, 경호처의 제지로 실패했다. 같은 달 7일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재발부했고, 15일 윤 전 대통령이 체포됐다. 내란 특별검사(특검)는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을 했다고 본다.
이날 재판에서 김 부장이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김 부장은 지난 1월 11일 윤 전 대통령과 경호처 부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지금 나에 대한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설 명절까지만 잘 버틴다면(경호처에서 막아준다면) 전부 잘 해결될 것'이라 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오찬 자리에는 강의구 전 부속실장과 김정환 전 수행실장,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과 부장급 경호공무원 등 총 9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오찬에서 '나에 대한 체포영장은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청구했고 관할권이 없는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에 불법 영장이고, 나중에 전부 기각될 것'이라고 했다고도 진술했다.
아울러 '경찰들은 경호처에 비해서 총도 잘 못 쏘고 총기를 잘 못 다루고 전문성이 떨어진다. 경호처 직원들이 중화기를 가지고 있으니 관저에서 근무하면서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면 경찰들이 두려워할 것', '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좀 보여주고, 경호처에서 훈련했던 영상들을 언론에 배포해라'라고도 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진술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이 사실 여부에 대해 묻자, 김 부장은 "전반적인 내용의 취지는 맞다"라고 했다.
한편 김 부장은 지난 1997년 경호공무원으로 근무를 시작한 후, 현직 대통령과 오찬을 가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도 밝혔다. 특검 측은 "증인은 경호 본부에 근무하면서 대통령 주재 오찬에 참여한 적이 있냐"고 묻자 김 부장은 "전직(대통령은)은 있는데, 현직은 없다"라고 답했다.
앞서 같은 재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 모 경호처 부장 역시 김 부장과 같은 취지로 답한 바 있다. 이 부장은 "제 기억으로는 (경호처 근무를) 25년 하면서 본부장급은 가끔 위에서(대통령 관저) (오찬을) 한 적이 있지만, 부장급을 단독으로 한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 부장은 오찬이 끝난 당일 오후와 이튿날 오전, 오찬 당시 윤 전 대통령이 했던 발언을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 기능으로 기록해 뒀다. 기록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밀고 들어오면 아작난다고 느끼게 위력순찰을 하고 언론에 잡혀도 문제없다"라며 "헬기를 띄운다. 여기는 미사일도 있다. 들어오면 위협사격하고 부숴버려라"라고 오찬 장소에서 경호처 부장에게 당부했다.
100win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