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이언스 딥테크 전환 속 전사업 협력 논의
사업장 투어 이후 만찬…삼성 계열사 총출동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방한한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과 만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6G 통신 등 핵심 신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릴라이언스가 최근 통신·석유화학·리테일·금융을 넘어 '딥테크(Deep-Tech)' 전환을 선언하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 만큼, 이번 회동이 양사 간 미래 신사업 협력의 폭을 한층 넓히는 계기가 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핵심 사업장 시찰로 '전략 대화' 본격화
이 회장은 이날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장남 아카시 암바니 지오 인포컴 이사회 의장과 함께 삼성 주요 사업장을 둘러보며 협력 논의를 이어갔다.
암바니 회장 일행은 입국 직후 경기도 기흥·화성 반도체 캠퍼스를 시찰했고, 이어 수원사업장 이노베이션뮤지엄에서 삼성의 기술 발전 과정과 주요 혁신 사례를 확인했다. 시찰에는 노태문 DX 부문장(사장),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주요 경영진이 동행해 릴라이언스 측에 그룹의 핵심 역량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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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5.11.25 ryuchan0925@newspim.com |
삼성은 이날 암바니 회장에게 ▲AI ▲확장현실(XR)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AI 데이터센터 ▲차세대 통신 ▲미래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랜트 건설 및 엔지니어링 등 그룹 미래 사업의 핵심 기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암바니 회장은 갤럭시확장현실(XR), 마이크로 RGB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저녁에는 양측이 서울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전방위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만찬 자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남궁홍 삼성E&A 사장,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 삼성 주요 임원과 계열사 대표들이 총출동했다.
◆ AI·6G·배터리…삼성 미래기술 총집결
재계에서는 삼성의 반도체, 네트워크, AI 데이터센터, 배터리,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이 릴라이언스의 미래 전략과 폭넓게 맞물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릴라이언스는 그동안 통신·석유화학·리테일·금융을 축으로 성장해왔으며 최근에는 AI·신재생 에너지·스마트 제조 등을 앞세운 '딥테크(Deep-Tech)'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특히 인도 최대 통신사 지오를 기반으로 ICT 사업을 확대해 온 릴라이언스가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착수하면서, 삼성과의 시너지 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에는 고성능 반도체, 초저지연 네트워크,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ESS 시스템, 대규모 EPC 역량이 동시에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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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5.10.30 choipix16@newspim.com |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AI 반도체·네트워크 솔루션, 삼성SDI의 배터리·ESS 기술, 삼성물산과 삼성E&A의 EPC 역량이 릴라이언스의 딥테크 전략과 자연스럽게 접점을 이루며 협력 확대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10년 넘게 이어진 이재용–암바니의 '특별한 신뢰'
양측의 교류는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삼성과 릴라이언스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2012년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와 4G 네트워크 구축 계약 체결을 계기로 사업 협력을 본격화했다. 지난 2022년 12월에는 5G 무선 접속망 장비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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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7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페이스북 캡처] |
이 회장과 암바니 회장 역시 오랜 기간 각별한 인연을 유지해 왔다. 이 회장은 2018년 장녀 이샤 암바니, 2019년 장남 아카시 암바니, 2024년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 결혼식까지 모두 초청받았다. 암바니 회장의 자녀 결혼식에 세 차례 모두 참석한 한국 기업인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 글로벌 네트워크 외교 속 의미 커지는 회동
최근 이 회장은 최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적으로 만나며 미래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협력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회동해 AI 팩토리,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했다.
지난 13일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승지원으로 초청해 자율주행·전장 부품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재계는 이번 암바니 회동이 이러한 글로벌 행보의 연장선에서 삼성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