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인사시스템에 구조적 문제"
부실검증에 트럼프 돌발 결정도 한몫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후 첫 해에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수의 공직 후보자 지명을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워싱턴 정가와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첫 해인 올해에만 총 57건의 고위 공직자 후보 지명을 철회했다. 이는 1기 첫 해 철회 건수인 22건은 물론, 직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임기 첫 해 철회 건수 29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가장 빠른 철회 속도라는 평가다.
표면적인 인준 속도는 빠르다. 상원은 올해 1월 이후 300명 이상의 후보자 인준을 처리했고, 인준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의회 규칙까지 바꿨다. 그럼에도 철회가 쏟아지는 것은 부실한 검증과 공화당 내부 반발, 백악관 내 권력 다툼,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 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로 꼽히는 인물은 폴 인그라시아 특별검사실(OSC) 책임자 후보다. 과거 단체 채팅방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백악관 내부에서조차 "검증 악몽"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인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워싱턴 DC 연방 검사장 후보로 지명됐던 에드 마틴 역시 의사당 폭동 가담자를 변호한 이력 탓에 공화당 핵심 의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낙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철회'도 적지 않았다. 엘리스 스테파닉(공화·뉴욕) 하원의원의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지명은 그녀가 하원을 떠날 경우 공화당의 근소한 다수당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거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저지 연방 검사로 내정됐던 알리나 합바는 지역구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이른바 '블루 슬립(blue slip)'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끝내 인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블루 슬립은 연방 판사 및 연방 검사 후보자 지명 시, 해당 지역구 상원의원이 반대하면 인준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관행으로 일종의 비공식 거부권이다.
공화당 내부의 '충성도 검증'도 인사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지니아 연방 검사장로 지명했던 토드 길버트와 에릭 시버트가 민주당 상원의원들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추천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지명을 철회하며, 이른바 '리노(RINO·무늬만 공화당원)' 색출 의지를 드러냈다.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속도전을 벌이면서도 "지나치게 빠른 지명이 결국 검증 부실로 돌아오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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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1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워싱턴 D.C.로 이동하는 동안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럼에도 백악관은 인사 기조를 옹호하고 있다. 리즈 휴스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의제를 수행하기 위해 가장 유능한 애국자들을 (공직 후보자로) 지명하고 있다"며, "핵심 공약 이행이 기록적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인사 난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경한 보수 노선을 유지하며 국정 우선순위를 재편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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