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지난 9월 하순 1400원대로 오른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에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식품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이 높아질수록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식품 기업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내수 중심의 제조사는 원재료 부담을 전적으로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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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2일 오전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8.72 포인트(0.48%) 상승하며 3939.09로, 코스닥은 1.01 포인트(0.11%) 하락한 921.37로 장을 시작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1.90원 상승한 1471.80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했다. 2025.12.02 yym58@newspim.com |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 오르면 해당 분기 소비자물가는 0.04%포인트 상승한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27일 경제전망에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고환율로 인해 물가가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우선적으로 물가 자극 효과를 가져온다. 고환율로 해외에서 사들이는 수입 제품 가격이 비싸져 국내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입 기업들은 원자재와 중간재를 달러로 사 올 때 더 많은 원화를 들여야 하므로 그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하기 마련이다.
환율 상승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출 기업엔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해외에서 원재료와 중간재를 들여와 재가공 후 수출하는 구조에서는 원화 약세가 오히려 기업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기업들이 공시한 수치에서도 환율 충격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분기 보고서에서 환율이 10% 오르면 분기 세후 이익이 약 13억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같은 조건에서 세전 손익이 35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산업은 자회사 동원F&B의 경우 환율 10원 상승 시 영업이익이 20억원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대상 역시 환율 5% 상승 시 세전이익이 51억7400만원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내수 중심 기업들은 고환율의 압박을 정면으로 받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10.5%에 그친 오뚜기는 환율 부담이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나 동원산업, 대상 등도 3분기 영업이익이 3~13%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고환율은 양날의 검으로 수출하는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원자재 거래 관련해서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구입 시점을 조정하는 등 전략적으로 원자재를 구입하고 있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원자재 비용에 대한 장기적인 부담이 있다"라며 "해외 설비 투자나 M&A 역시 상황이 어려워질 전망이다"고 밝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강달러가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환율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환율의 안정적인 흐름이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라며 "원자재를 수입해서 쓰기 때문에 강달러가 장기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가격 인상 조짐은 없다"라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원자재 구매 관련한 계약 방식을 연간, 반기, 분기 등 다양하게 하고 있다. 다만 실제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뚜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을 위한 각종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외환경의 변수로 인해 이익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까지는 가격 인상 계획은 없으나 수입 제품의 경우 원가 부담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도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 전반이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환율이 1400원대 후반으로 고착화되는 현 상황을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는 있으나, 현재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라며 "환율 변동성을 상쇄하기 위해 내부적인 경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방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상 관계자는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원달러 환율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대상은 환율 상승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 원자재값 인상 등 대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외 채널 성장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원재료의 전략적 비축 및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원가 절감 및 안정성을 확보해 제조 경쟁력을 제고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외 판매 채널에 대한 성장 체계를 구축하고 온·오프라인 프로세스 및 인프라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더불어 국내외 소비자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트렌드를 선도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제품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사업 계획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가겠지만, 기업 입장에서 이익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 전반에 걸쳐 위축 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yuni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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