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D램 가격 상승에 실적 상향 기조
생산 비중·전환 시점·장비 확보가 관건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SK하이닉스가 4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서버용·범용 메모리 가격이 동시에 뛰었고, 고사양 제품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정점 구간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AI 수요 확대 속에서 공급이 빠듯한 흐름이 이어지며 HBM과 D램 생산량을 어떻게 나눌지, 세대 전환 시점을 어떻게 맞출지, 장비 확보 속도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향후 실적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분기마다 최대 실적 경신…4분기도 상향 기조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8조5047억 원, 영업이익 14조5398억 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서버 D램과 HBM 수요가 동시에 늘고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실적 전망치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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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제27회 반도체대전(SEDEX 2025)이 개막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의 HBM4 실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5.10.22 ryuchan0925@newspim.com |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64조 원, 영업이익은 28조 원으로 지난해 기록한 연간 최대 실적(매출 66조 원·영업이익 23조 원)을 넘어섰다.
내년에도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 패권 전쟁과 범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구조적인 실적 개선이 2028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오픈AI·소프트뱅크가 추진 중인 북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기존 센터 고도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 AI 인프라 확대로 가격 구조 변화…운영 전략이 성패 가를 전망
문제는 두 제품 모두에서 수요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AI 가속기 수요 폭증으로 HBM 주문이 늘어나는 동시에 범용 D램 시장도 이례적인 호황을 보이면서 한정된 D램 캐파 속에서 두 시장을 모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HBM과 D램 생산 비중을 어떻게 조정할지 ▲차세대 HBM 전환 시점을 언제로 잡을지 ▲장비·공정 확보 속도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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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M15X 건설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
회사는 성장 속도에 맞춘 생산거점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청주 M15X는 조기 클린룸 오픈 이후 장비 반입이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HBM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도 당초 계획보다 빠른 준공을 추진 중이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한정된 D램 캐파 속에서 엔비디아향 HBM 수요와 역대급 호황을 맞이한 범용 D램을 모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요 팹으로는 M15X가 존재하며, 장비 반입을 가속화할 경우 2026년 4분기까지 월 9만~11만장 규모(90~110K/m)의 설비 캐파를 채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다음 신규 팹인 용인 1기 공장이 2027년 2분기 가동 예정이기 때문에, 그 사이 공백이 발생하는 만큼 투자 속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단기 출하 경쟁보다는 중장기적 기술·패키징 전략을 우선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을 얼마나 적기에 확보하고, 공정 전환을 어떤 흐름으로 가져가느냐가 향후 실적과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호황 국면에서 수요 변화에 맞춘 생산전략 조정이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