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마운드와 타석을 모두 책임질 수 있을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일본 대표팀은 '완전체 이도류'를 원하지만, 다저스는 혹사와 부상 재발을 우려하며 강하게 제동을 거는 분위기다.
오타니는 2023 대회 결승에서 팀 동료였던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일본의 우승과 MVP를 동시에 거머쥔 기억이 있는 만큼 두 번째 WBC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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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뉴욕 양키스에 이어 신흥 '악의 제국'으로 급부상한 LA 다저스. 왼쪽부터 일본인 선발투수 삼총사 오타니 쇼헤이, 사사키 로키,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MLB닷컴] 2025.02.05 zangpabo@newspim.com |
문제는 몸 상태와 일정이다. 오타니는 2023년 9월 팔꿈치 수술을 한 뒤 다저스 이적 두 번째 시즌인 올해가 돼서야 마운드에 복귀했다. 제한적인 이닝 소화 속에서도 평균자책점 2점대의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다저스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WBC가 열리는 3월은 2026시즌 개막 직전이다. 무리한 투구는 곧장 정규시즌 컨디션과 직결될 수 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은 "오타니를 당연히 투타 겸업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일본 입장에선 다양한 옵션 중에서도 오타니가 선발로 나서고, 필요 시 불펜으로도 등장하는 2023년식 '풀 옵션'을 다시 쓰는 게 가장 이상적이긴 하다.
반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윈터미팅 기자회견에서 "오타니가 출전하지 않길 바란다"며 "(출전하더라도) 타자로만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타니는 자기 몸 상태를 잘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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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랜도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9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윈터미팅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09 zangpabo@newspim.com |
다저스의 고민은 오타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에이스급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로키 역시 일본 대표팀의 핵심 투수로서, 세 명 모두 WBC에 나설 경우 개막 준비에 큰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야마모토는 월드시리즈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혹사에 가까운 포스트시즌을 치른 뒤라, 다저스에선 WBC 참가 자체에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정상 WBC 결승은 메이저리그 개막 약 열흘 전 마무리된다. 투수 입장에선 시즌 전에 이미 한 번 피크를 찍고 내려와 개막을 맞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시즌 중반 이후 퍼포먼스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다저스의 시각이다.
규정상 다저스가 오타니의 대표팀 합류를 막기는 어렵다. 하지만 투구 이닝·등판 간격·불펜 등판 여부 등 세부 조건에서 협상과 조율이 불가피하다. 오타니 역시 "WBC에 관해서는 먼저 다저스와 얘기하고 정해진 절차를 따를 것"이라며 구단과 조율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