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겨울 동해는 언제 어디서든 사고로 뒤바뀔 수 있다. 기온이 급락하고 매서운 북서풍이 몰아치면 잔잔하던 파도가 순식간에 거센 너울로 변한다.
김성종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겨울바다는 일기예보 보다 먼저 움직인다"며 "선제적 대피명령과 기본 안전수칙 준수만이 생명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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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종 동해해경청장이 겨울철 독도‧울릉해역 해양안전 및 주권수호 치안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동해지방해양경찰청] 2025.12.10 onemoregive@newspim.com |
◆사고 절반이 겨울에 집중… "구조보다 예방이 핵심"
동해해경청에 따르면 관내 전체 해양사고의 30%가 겨울철에 집중된다. 전복·침몰·침수 등 주요 사고는 수온 저하로 생존 가능 시간이 짧아 한 번 발생하면 치명적이다.
김 청장은 "겨울 동해는 예방이 전부"라며 "사고 후 구조보다 사고를 막는 체계로 해경의 임무가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보보다 빠른 대피명령… "타이밍이 생명 가른다"
동해해경은 원거리 조업선의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 풍랑특보 '이전' 선제 대피 체계를 운용 중이다. 지난해 10월 동해퇴 해역에 있던 어선 11척은 예비특보 발표 직후 대피명령에 따라 전원 안전 귀항했다. 당시 현장 파고는 무려 11.6m까지 치솟았다.
김 청장은 "기상특보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움직이는 게 핵심"이라며 "당시 대피가 없었다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올겨울 해경은 동해퇴·독도 인근에 경비함정을 전진배치하고, 관계기관 합동 점검으로 해양안전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1인 조업선, 구명조끼 착용이 유일한 생존법"
1인 조업선 단독 사고는 구조 지연으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김 청장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신고한 선장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엔 결국 목숨을 잃는다"며 "방수팩에 휴대전화를 넣어 몸에 지니고,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박 어선 화재·침수 예방, 항포구 순찰 강화
동해해경은 겨울철 계류 선박의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화재·침수 예방을 위해 각 파출소별로 야간 집중 순찰을 확대하고, 항포구 내 선박 배치도와 비상연락망을 주기적으로 현행화한다.
특히 포항항 VTS와 협조해 기상악화 시 어선·화물선 충돌 위험 구역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다중이용선박 집중 관리… 연말연시 안전 비상
연말연시 해맞이 행사와 설 연휴를 앞두고 해경은 여객선, 유람선, 낚시어선 등 다중이용선박에 대한 특별 안전관리를 실시한다.
김 청장은 "한 번의 실수가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난방시설 점검, 구명조끼 착용 홍보, 선상 음주 단속 등 예방 활동을 총력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이 곧 생명… 사고 절반 줄일 수 있다"
김성종 청장은 "구명조끼 착용, 나홀로 조업 시 휴대전화 지참, 기상 악화 시 즉시 귀항, 장비 점검 철저 — 이 네 가지 기본만 지켜도 사고의 절반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을 살리는 안전문화' 정착이 동해해경의 목표이자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갈 바다의 미래"라고 말했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