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탁구가 중국 대륙에 충격을 안겼다. 왼손의 임종훈과 오른손의 신유빈이 하루에 만리장성을 두 번 무너뜨리고 한국 선수 최초의 파이널스 혼복 챔피언이 됐다.
청두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던 신유빈은 부상 투혼을 발휘했고 결혼 직후 이번 대회 나선 임종훈은 승부처마다 폭발적인 득점으로 만리장성 타도의 선봉이 됐다.

혼합복식 세계 2위 임종훈-신유빈은 13일(한국시간) 홍콩의 홍콩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WTT 파이널스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세계 3위) 조를 3-0(11-9, 11-8, 11-6)으로 완파했다. 왕추친-쑨잉사 조는 쑨잉사가 앞선 여자 단식 4강에서 왼쪽 발목을 다친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 채 임종훈-신유빈 조에 초대 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왕추친-쑨잉사 조에 이번 대회 직전까지 6전 전패를 당했던 임종훈-신유빈은 7번째 대결 만에 감격의 첫 승리를 맛봤다.

임종훈-신유빈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준결승에서 왕추친-쑨잉사에게 게임 스코어 2-4 패배, 올해 5월 도하세계선수권 4강에선 게임 스코어 0-3 완패도 시원하게 설욕했다.
임종훈-신유빈은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조합인 중국의 린스둥-콰이만 조를 3-1로 꺾고 결승에 올라 사실상 '중국의 제1 혼복조'인 세계 3위 왕추친-쑨잉사 조를 만났다. 둘은 나란히 남녀 단식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최강 듀오다.
1게임 초반 1-4로 밀렸지만 곧바로 4-4까지 따라잡았다. 임종훈의 풀스윙에 엣지의 행운이 따르며 5-5까지 따라잡았다. 엣지에 대해 쑨잉샤가 TTR(Table Tennis Review)을 요청했지만 엣지가 확인됐다. 이후 6-6부터 9-9까지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임종훈의 포어핸드 톱스핀으로 게임포인트를 잡았고 신유빈의 서브 후 왕추친의 반격이 테이블을 벗어나며 11-9로 1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 초반 6-1 앞서나가다 다시 엣지의 행운으로 7-1까지 달아났다. 왕추친의 맹공에 6-9까지 점수차가 좁혀지자 벤치의 함소리 코치가 타임아웃을 요청해 흐름을 끊었다. 타임아웃 이후 중국에 9-8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임종훈이 랠리 승부를 이겨내며 10-9 게임포인트를 잡았고 왕추친의 리시브가 벗어나며 게임스코어 2-0으로 앞서나갔다.

3게임 한국이 6-5로 앞서나가자 벼랑에 몰린 중국 선수들은 당황했다. 홍콩콜리세움을 가득 채운 중국 응원단의 "짜요! 짜요!" 응원의 목청이 더욱 높아졌다. 중국 벤치가 타임아웃을 요청했지만 타임아웃 후 신유빈이 잇달아 득점하며 8-5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신유빈의 포어핸드 톱스핀, 임종훈의 포어핸드 톱스핀이 잇달아 상대 테이블에 꽂히며 챔피언포인트를 잡고 3-0 압승을 거뒀다.
임종훈은 경기 후 현장 인터뷰에서 "유빈이도, 쑨잉샤 선수도 부상이 있었다. 왕추친 선수도 많은 경기를 소화해 힘들었을 텐데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이겨서 기분은 좋지만 프로페셔널하게 끝까지 좋은 경기를 해준 왕추친-쑨잉샤, 그리고 유빈이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유빈은 "옆에 있는 종훈이 오빠가 도와주셔서 우승할 수 있었다. 운동선수는 몸관리가 중요하다.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경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쑨잉샤 언니, 테이크 케어!"라는 따뜻한 인사까지 전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