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올해 PNC 챔피언십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아들 찰리의 이름이 없다. 등 통증과 연이은 수술 여파로 복귀 속도가 더딘 우즈는 지난해 연장전 끝에 랑거 부자에게 우승을 내줬고, 이번 대회에는 출전을 포기했다.
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는 "우즈 부자가 없어도 충분히 스타가 넘치는 필드"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가족 대항 2라운드 이벤트 대회인 PNC챔피언십은 20일(현지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올해 출전자들의 메이저 우승 합계는 40승이 넘고, 라이더컵에 나섰던 선수만 15명,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헌액자도 9명에 이른다. 전체 20개 팀에는 프레드 커플스, 데이비드 듀발, 짐 퓨릭, 패드리그 해링턴, 비제이 싱, 닉 프라이스, 데이비스 러브 3세, 톰 레먼, 스티브 스트리커, 존 댈리, 맷 쿠차, 넬리 코르다, 리 트레비노, 베른하르트 랑거, 아니카 소렌스탐 등 시대를 대표한 이름들이 가족과 짝을 이뤄 출전한다. 이들이 함께 보유한 국제 대회 우승은 900승을 훌쩍 넘긴다. 연말 이벤트를 넘어 미니 명예의 전당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하다.
올해 참가자 중 최연소는 '골프 여제' 소렌스탐의 14세 아들 윌 맥기, 최고령은 86세 리 트레비노다. 할아버지와 손자뻘이 함께 라운드를 하면서, 대회가 지향하는 '가족·세대 간 골프 축제'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소렌스탐은 "이제 아들이 나를 이기는 날이 더 많다"며 활짝 웃었다.
올해 눈에 띄는 새 얼굴은 2019년 US오픈 챔피언 개리 우들랜드다. 뇌종양 수술을 받고 지난해 어렵게 투어에 복귀한 그는 아버지 댄 우들랜드와 팀을 이뤄 첫 출전한다. 그는 미국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TV로 이 대회를 오래 지켜보며 언젠가 꼭 나와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힘든 시간을 함께 버틴 뒤 이렇게 아버지와 한 팀으로 나설 수 있게 돼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우들랜드는 누나가 아버지의 캐디를 맡고, 아이들은 코스에 나와 응원한다.

올해 관심사는 'PNC의 사나이' 랑거 부자의 우승 여부다. 베른하르트 랑거는 아들 제이슨과 함께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전인미답의 3년 연속 정상에 도전한다. 그는 이미 이 대회에서만 6승(2005·2006·2014·2019·2023·2024년)을 올렸다.
도전자들도 만만치 않다. 2021년 우승을 경험한 존 댈리–존 댈리 2세 부자는 장타를 앞세워 정상 탈환을 노린다. 메이저 3승의 해링턴과 아들 패디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해링턴은 "PNC 챔피언십 덕분에 아이들이 골프를 더 사랑하게 됐다"며 "경쟁적이지만 부담이 크지 않고, 가족 중심적인 이 대회는 아이들에게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아들 패디는 "올해 거리가 약 30야드 늘었다"며 "아버지가 내 티잉 구역까지 올라와 도와주는 것 자체가 큰 힘"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여자 골프 세계 1위를 한동안 지켰던 넬리 코르다는 전직 테니스 스타이자 호주 오픈 챔피언인 아버지 페트르와 다시 한 번 팀을 이룬다. 스티브 스트리커는 딸 이지와, 2022년 우승자 비제이 싱은 아들 카스와 출전한다.
PNC 챔피언십의 출전 자격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메이저 챔피언이거나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가 가족과 짝을 이뤄야 하며, 파트너는 선수 자격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야 한다. 36홀 스크램블로 진행되는데, 두 사람이 모두 티샷을 하고 더 좋은 공을 골라 같은 지점에서 다시 두 명이 치는 방식이다. 실력은 물론 팀워크·전략·가족 간 호흡까지 한 번에 드러나는 무대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