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셋값 상승 압력 지속
지방은 수요 약화로 인상 폭 제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전세시장이 서울·수도권의 상승세와 지방의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구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은 입주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 가속화로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지는 반면, 지방은 수요 회복이 제한돼 보합 흐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입주 물량 감소·규제 겹쳐…서울 전세시장 '상승 구조'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 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내년 상반기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지방은 보합 또는 제한적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서울 전셋값 상승 전망은 압도적이다. 응답자의 68.8%는 1~5% 미만 상승을, 31.2%는 5% 이상 상승을 예상했으며, 하락이나 보합 응답은 없었다. 상승 요인으로는 공급 여건 악화와 수요 집중이 꼽혔다. 입주 물량 감소와 빠른 월세 전환으로 전세 매물이 줄고, 금리 인하 기대와 매매 관망세로 실수요가 전세시장에 머무르는 현상이 전셋값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은 공급 부족으로 전월세 폭등과 품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실거주자만 입주가 가능해 전월세 공급 자체가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팀장은 "입주 감소와 월세 전환, 규제로 투자자의 임대 매물 환경이 제한되면서 서울 전세 시장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 역시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1~5% 미만 상승 응답이 68.8%, 5% 이상 상승은 18.8%로, 전체 응답자의 87.6%가 상승을 점쳤다. 구강모 연세대 교수는 "'10.15 대책'에 따른 실거주 의무가 수도권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을 악화시켰다"고 설명했고,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규제와 월세화가 전세 상승을 가속했다"고 분석했다.
지방 전세시장 전망은 엇갈렸다. 보합 응답이 50%로 절반을 차지했고, 1~5% 미만 상승은 37.5%, 5% 이상 상승과 1~5% 미만 하락은 각각 6.2%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물 감소와 월세화 영향으로 내년 전셋값 상승 폭은 올해보다 커질 것"이라며 "세종, 울산, 부산 등 지방 주요 도시도 전세 상승률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방은 수요 여건이 약해 상승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수도권 강세·지방 정체…'평행선' 굳어지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작년 전세시장 평가와도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 전세시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7.5%는 '완만한 상승', 31.2%는 '뚜렷한 상승'을 선택했다. 전반적으로 전국 전셋값이 올랐다는 의견이 전체의 68.7%에 달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올해 전세시장은 매매와 달리 지역별로 별다른 차별점 없이 조용한 상승 흐름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대출규제로 신규 입주 물량도 세입자에게 '그림의 떡'이 된데다 매매 수요가 대출 규제로 인해 전세로 전환되면서 전세시장이 전형적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지역별 혼조' 응답도 31.2%로 적지 않았다. 전반적 하락이나 약보합을 선택한 응답은 없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지방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은 실거주 의무 강화, 매물 부족 등으로 전세가격 상승을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서광채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올해 전세시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상승, 지방은 하락 내지 보합의 차별화 양상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입주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 가속화가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지방은 수요 회복이 제한적이어서 지역 간 전세시장 양극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상반기 전세시장은 수도권 중심 상승과 지방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구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랫동안 지속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와 투기 세력 프레임으로 '똘똘한 한 채'가 낫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전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누군가가 소유는 하지만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이 임대시장의 매물인데, 이것이 감소하면서 가격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