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2나노 선행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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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최첨단 반도체 공정 경쟁이 2나노(nm·10억분의 1m) 시대로 진입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 '가온칩스'가 해외 시장 확대와 선단 공정 중심의 사업 구조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온칩스는 2나노 공정 기반 프로젝트를 포함해 인공지능(AI)과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다수의 최선단 공정 개발 과제를 수행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사업 확장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을 성장 거점으로 설정하고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수천 개에 달하는 팹리스 기업을 보유한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수요처 중 하나로, 반도체 자립화 정책에 따라 맞춤형 반도체(ASIC)와 커스텀 칩 설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가온칩스 관계자는 23일 "중국 시장은 단기 실적을 기대하기보다는 중장기 성장 기회로 접근하고 있다"며 "사무실은 지난 11월 확보를 완료했고, 현재 법인 설립과 관련한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현지 고객과의 협업 논의를 보다 체계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중 기술 규제 환경을 고려해 규제 범위 내에서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온칩스는 이미 주요 반도체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거점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지난 2022년 9월 일본 법인, 2024년 1월 미국 법인을 각각 설립하며 글로벌 고객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 일본 법인을 통해 AI 관련 고객사 수주에 성공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일본과 북미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가온칩스의 매출 비중은 수출이 23.47%, 내수가 56.96%를 차지했다.
가온칩스는 최첨단 공정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2나노 공정은 기존 3나노 대비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AI 가속기와 고성능 컴퓨팅(HPC),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의 핵심 공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온칩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2나노 공정을 포함한 최선단 노드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 중이다. 이미 2나노 기반 시제품 개발 과제를 수주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AI 엣지 가속기와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서도 후속 과제를 이어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4나노·5나노 공정을 넘어 2나노를 목표로 한 선행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온칩스 관계자는 "최근 수주가 늘어난 최첨단 공정 프로젝트들은 중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 성격이 강하다"며 "2나노를 포함한 선단 공정 과제는 개발 기간이 길고 투자 부담도 크지만, 향후 성장에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온칩스의 매출 구조는 크게 제품과 용역으로 나뉜다. 제품 매출은 팹리스 고객사의 시스템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개발 완료 후 파운드리 기업에 위탁 생산을 맡겨 웨이퍼 형태의 시제품 또는 양산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방식이다. 용역 매출은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반 또는 일부 공정에 대해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고객 요구 사항에 맞춰 필요한 개발 업무만 수행하는 형태다. 현재 가온칩스의 매출은 제품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구조적 특성은 올해 실적에도 반영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가온칩스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은 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9.5% 감소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184억원으로 적자전환되며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선단 공정 개발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인력과 인프라 투자가 집중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가온칩스 관계자는 "올해는 시장 환경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가운데, 최첨단 공정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하면서 이를 수행하기 위한 개발 인프라 확장과 개선에 비용 투자가 집중됐다"며 "이로 인해 손익 측면에서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개발 매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일부 중단됐던 개발 이슈들도 해소되면서 전반적인 사업 흐름이 점차 정상 궤도로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온칩스는 AI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 역시 중장기 성장 축으로 꼽힌다. 온디바이스 AI와 엣지 AI 확산으로 선단 공정 수요가 늘고 있으며, 자율주행과 고성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확산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에서도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요구하는 공정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가온칩스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현재 양산 제품의 대부분이 8·14나노 등의 공정이지만, 개발 단계에서는 이미 2나노를 목표로 한 과제가 진행되고 있다"며 "개발부터 양산까지 상당시간 걸리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선단 공정 과제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산 매출 비중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점은 내년 이후로 예상되지만, 수량이 예상되는 양산 과제를 기반으로 신규 과제 참여 기회가 늘어나고 있고 관련 협의도 상당히 심화되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는 이러한 논의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