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변동성 40%대 중반… 관망 심리 뚜렷
스트래티지 MSCI 편출 변수… 수급 영향 주목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연말 거래가 한산해진 가운데 30일 비트코인과 주요 암호화폐는 약세를 보이며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신규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유동성 부족과 연말 세무·장부 정리 거래가 단기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7시 40분 기준 비트코인(BTC)은 8만7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소폭 오른 2980달러 선에 머물고 있으며, XRP는 1.86달러 부근에서 약세를 나타냈다. 연말 휴장 국면으로 미국 거래 데스크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소규모 거래에도 가격이 흔들리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XS닷컴의 린 트란 선임 애널리스트는 "2026년 1분기 비트코인은 강한 상승 국면보다는 안정과 재축적 국면에 가까울 것"이라며 "가격은 8만~10만 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아직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고, 현물 ETF 자금 유입도 제한적인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변동성 지표 역시 관망 국면을 가리키고 있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30일 실현 변동성은 최근 40%대 중반까지 낮아지며 가격 변동 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새해 초를 앞두고 비트코인이 8만6000달러 선을 지지선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단기 흐름을 가늠할 핵심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반면 거시 리스크는 암호화폐보다 원자재 시장에서 더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은 가격은 실물 공급 제약과 수요 증가로 변동성이 확대됐고, 구리는 달러 약세와 공급 우려 속에 10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구리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40% 이상 오르며 200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말을 지나며 암호화폐 가격 조정이 이어질 수 있지만, 구조적인 변화는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기업 캔터 피츠제럴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조정이 과거처럼 대규모 청산이나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기관 투자자 중심의 시장 구조가 자리 잡고 있고, 실물자산 토큰화(RWA), 탈중앙화 거래소(DEX),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투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최근 출시한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비들(BUIDL)'의 누적 배당금은 1억 달러(약 1430억 원)를 기록하며, 온체인 기반 금융 상품이 기관 투자자 영역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말 유동성 장세 속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관망 국면에 머물러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관 참여 확대와 인프라 구축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병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MSTR)는 주가 변동성 확대 속에 MSCI 지수 편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내년 3월 31일까지 편출 가능성을 약 75% 안팎으로 반영하며, 지수 리밸런싱을 앞둔 수급 변수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