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11%)·우주항공(19%) 급등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국제유가는 제한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정유·석유와 방산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투자자들이 정치·외교적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관련 기업과 방산·우주항공 업종은 지정학적 긴장 국면에서 국방비 확대와 군수·우주항공 수요 증가 기대가 선반영되며, 정책 수혜 기대가 동시에 부각돼 상대적으로 자금 유입이 집중되는 업종으로 평가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02분 기준 에쓰오일(S-Oil)은 전 거래일 대비 5.35% 오른 8만4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비츠로셀은 전일 대비 9.26% 오른 1만 8050원에 거래 중이다. 특히, 비츠로셀은 지난해 캐나다 소재 석유·가스 시추 장비용 배터리팩 전문업체 이노바(Innova Power Solution Inc.)를 인수했다.
이외 흥구석유(5.03%), GS(5.24%), SK이노베이션(2.30%), 한국석유(1.07%), 극동유화(1.69%), 대성에너지(0.25%) 등 석유 관련 종목 전반이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방산·우주항공 업종도 강하게 반응했다. 방산 업종 지수는 11.72%, 우주항공 업종은 19.37% 상승률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컨텍(23.88%), 아이엘(20.91%),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18.39%), 루미르(9.54%), SNT다이내믹스(7.02%), 한국항공우주(6.16%), 한화에어로스페이스(5.87%)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이번 사태에도 비교적 차분한 흐름을 보였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한 배럴당 57달러대에서 거래됐다.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원유 시장 전반의 수급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이 유가 변동성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 비중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도 유가 안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생산량은 하루 약 100만 배럴 수준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1% 안팎에 그친다. 수출 물량 역시 글로벌 기준 약 0.7% 수준이며, 이 가운데 약 80%가 중국으로 향하는 구조다.
하나증권은 미국의 군사 행동이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설비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보다는 항만과 선박 등 수출 경로 통제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국제유가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의 직접적인 영향은 글로벌 유가보다는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의존해 온 중국 정유업체들의 조달 구조 변화"라며 "배럴당 10~20달러 저렴한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사용해 온 중국 국영 정유사들은 러시아나 중동산으로 수입선을 전환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원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베네수엘라 리스크는 원유 시장의 잠재적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이 추가적인 대규모 군사 작전에 나설지,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확산될지 여부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라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수일간의 전개 양상이 유가와 증시 방향성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