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작가 고대영 최선아 홍애린 3인의 작품
로비공간에 균열과 틈 만들며 새로운 시각 환기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이수그룹의 문화예술공간 '스페이스 이수'가 새로운 기획전 'VHS(Very High Signals)'로 2026년 새해 벽두를 연다.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위치한 스페이스 이수는 신진 작가 3명의 작업을 모은 기획전을 13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유망한 젊은 작가를 지원하고,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하기 위해 기획한 스페이스 이수의 병오년 첫 전시다. 기획자인 전효경 큐레이터는 고대영(34), 최선아(28), 홍애린(35) 등 90년대생 3명의 작가를 선정해 전시를 꾸몄다.

'VHS'는 'Very High Signals'의 약자로, 작품들은 희미하게 들리는 고주파처럼 전시공간 안에서 일종의 신호로 기능한다. 알 듯 모를 듯한 신호처럼 제시되는 일련의 작품들은 이수그룹 로비 공간에 함의되는 크고 작은 조건이나 기대에 사소한 균열을 만든다. 작가들은 루틴, 시뮬레이션, 여러 힘의 잔류와 증폭 등을 거쳐 물질을 입은 이미지와 소리의 형태로 작품을 제시하고 있다.
고대영은 영상작품 '파피용'을 출품했다. 과거에 찍어둔 영상을 80∼100배로 확대 편집한 새 작품이다. 매우 익숙한 이미지들이지만 이를 아주 크게 확대하면 전혀 엉뚱한 질감과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눈과 속눈썹의 움직임이 나비처럼 움직이는 것을 보고 프랑스어로 '나비'를 뜻하는 파피용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최선아는 '진지바'(Gingiva)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길이 14m에 달하는 건물 유리에 점토같은 조형재료인 스컬피를 엄지손가락으로 얇게 펴바르며 가늘고 긴 작업을 완성했다. 물질의 촉각적 질감을 강조한 작품이다. 진지바는 입 속의 '잇몸'을 뜻하는 의학용어로, 유리 벽에 들러붙어야만 유지되는 작품의 특성으로 의미를 차용했다.
홍애린의 작업은 '브랫'이란 미디어 아트다. 작가는 컴퓨터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을 작업에 끌어들였다. '프린세스 메이커'는 소녀를 성장시키는 게임으로, 홍애린의 작품에서는 소녀가 가출해 화면에서 종적을 감춘 상태다. 게임상으로는 소녀를 통제할 수 없게 잘못 키운 상황인데, 정형화된 여성성을 강요하는 관습에 저항하는 모습을 표현한 작업이다.

3명의 작가들은 일상적인 공간인 로비에 기존 사회적 약속에 대한 예측에 조금씩 틈을 내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소리의 미묘한 진동을 만들고, 공간 안에 스며들듯 은근히 개입해 전시 시작 이전의 공간 상태와는 전혀 다르게 만들었다.
작품들은 시각예술이 가진 기본으로서의 '볼 만한 것', 혹은 '시각성의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또 인간 신체의 여러 감각의 가동범위를 예술을 통해 확장하는 게 가능한지 질문하고 있다.
전시 작품과 연계한 라이브 공연이 17일 개최된다. 고대영 작가의 영상작품 '파피용(le papillon)'을 활용해 이민휘, 최대현 연주자가 작품에 대한 회신을 담은 곡을 들려준다. 이와함께 I.M.F와 Peach Truck Hijackers의 라이브 공연도 진행된다. 공연 티켓은 별도로 판매된다.
이번 기획전은 오는 3월 20일까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무료로 관람가능(주말및 공휴일은 휴관)하다. 관람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