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싸고 빠른 AI 연산 해법은 우주
기존 빅테크 수평적 확장과 차별화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우주·AI·데이터 인프라를 한 번에 묶은 '수직 통합 빅뱅'을 터뜨렸다.
스페이스X와 xAI를 1조2500억 달러 짜리 단일 비상장 그룹으로 통합한 이번 거래는 전통적인 의미의 인수합병(M&A)을 넘어 지구 안팎에서 돌아가는 AI 인프라를 한 번에 설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AI 도구를 통해 업체의 공시와 언론 보도, 투자은행(IB) 및 싱크탱크 자료를 종합해 보면 이번 딜은 세 가지 축, 즉 ▲로켓과 위성으로 대표되는 물리적 운반·통신 인프라 ▲그 위에서 돌아갈 초대형 AI 모델과 슈퍼컴퓨팅 파워 ▲X(옛 트위터) 같은 실시간 데이터·콘텐츠 플랫폼을 한 번에 통합한다는 점에서 기존 테크 딜과 질적으로 다른 성격을 지닌다.
우선 숫자부터 차원이 다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스페이스X를 1조달러, xAI를 2500억 달러로 평가해 합산 1조250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붙였다. 통합 법인의 주식은 주당 약 526~527달러 수준에서 가격이 정해질 예정이며, xAI 기존 투자자들은 지분을 스페이스X 신주로 교환하는 구조다.
xAI는 설립 2년도 안 돼 2025년 말 기준 2300억 달러 수준의 프라이빗 밸류에 도달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고, 스페이스X 역시 최근 내부 지분 거래에서 8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가격에 거래됐다. 여기에 2026년 예정된 스페이스X의 IPO에서 최대 300억~5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상장 밸류를 1조5000억 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시나리오도 일부 IB 보고서에서 거론된다.

AI 도구로 딜의 구조와 머스크의 발언들을 함께 분석해 보면 수직 통합의 핵심 가설은 '가장 싸고 빠르게 AI 연산을 늘리는 길이 우주에 있다'는 주장으로 수렴한다.
머스크는 내부 메모에서 스페이스X와 xAI를 묶는 배경에 대해 두 회사를 지구에서 가장 야심찬 수직 통합 혁신 엔진이라고 표현했고, 우주 공간에 AI 데이터센터를 올리는 구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스타링크가 이미 수천 기 위성을 띄워 전세계에 인터넷을 공급하는 만큼 이 궤도 인프라에 AI 트레이닝과 추론용 컴퓨팅을 일부 올리면 전력·부지·냉각 비용에서 커다란 비용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AI 도구를 이용해 외신과 IB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xAI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콜로서스(Colossus)'라는 이름의 거대 슈퍼컴퓨터 및 데이터센터를 건설중이고, 이 설비의 전력·스토리지·네트워크 인프라에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기술과 제품이 이미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는 2025년 xAI에 20억 달러를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며, 로켓과 위성 사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AI 인프라로 돌리는 브리지 역할을 해 왔다. 여기에 이번 합병으로 스페이스X의 로켓·위성, xAI의 거대언어모델 그록(Grok), X 플랫폼의 실시간 텍스트 및 영상 데이터, 테슬라의 전기차·로봇·배터리 기술이 하나의 전략적 프레임 안에 들어오게 된다.
수직 통합 관점에서 보면, 이 그룹이 보유하게 되는 계층별 자산은 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최하위 층에는 재사용 로켓과 발사체, 궤도상 위성·우주선과 같은 물리적 운반·배치 인프라가 위치한다. 그 위에는 스타링크 위성과 지상 게이트웨이가 제공하는 광대역 통신망, 그리고 향후 지상·해저·궤도를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가 놓인다. 세 번째 층에는 멤피스를 포함한 지상 AI 데이터센터와 머스크가 언급한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구상이 존재한다. 최상위 층에는 그록과 후속 대형 언어모델, X 플랫폼, 테슬라 차량·옵티머스 로봇 등 애플리케이션·단말 레이어가 포진한다.
기존 빅테크가 대부분 '지상 데이터센터–클라우드–서비스(검색·광고·앱)'의 3층 구조에서 AI를 수평적으로 확장해 왔다면 스페이스X–xAI는 아예 물리적 궤도와 발사 능력까지 포함한 4층 수직 구조를 설계하려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번 합병의 또 다른 의미는 머스크 개인 차원에서의 거버넌스 및 자본 구조 재편이다. 테슬라와 X, xAI, 스페이스X, 보링컴퍼니 등으로 흩어져 있던 '머스크 유니버스'는 최근 1~2년간 서로 얕은 방식으로 얽혀 있었다. 테슬라는 OTA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모델에 그록 기반 음성 비서를 탑재하고 있고, X는 자체 서비스 안에 그록을 넣어 트래픽을 키우고 있으며, 스페이스X는 xAI 슈퍼컴퓨터에 자금을 대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을 한 번에 합치기에는 규제와 밸류에이션, 소액주주 반발이라는 세 가지 장벽이 너무 높았다. 스페이스X와 xAI 합병은 이 가운데 비교적 규제 부담이 낮을 뿐 아니라 프라이빗 밸류가 이미 크게 오른 두 회사를 먼저 엮어 '우주+AI 인프라' 축을 만드는 선택으로, 이후 테슬라 및 X와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AI 도구를 활용해 다양한 데이터를 꿰어 보면, 스페이스X의 xAI 인수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추가가 아니라 물리적 궤도부터 거대 모델과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전례 없는 수직 통합 실험이다.
이번 실험이 실제 수익과 비용 구조에서 정당화될 것인지 여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우주에서 돌아가는 AI 인프라'라는 내러티브가 2026년 이후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스토리 중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