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미국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전 연준 이사)의 의회 인준 절차가 자칫 장기간 공회전할 상황에 처했다고 현지시간 3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11명은 팀 스콧 위원장에 보낸 서한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다른 연준 이사(리사 쿡)에 대한 명분 없는 형사 수사가 중단되지 않는 한 워시에 대한 인준 절차는 보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원의 연준 의장 인준은 우선 은행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뒤 상원 전체 회의 표결 절차를 밟게 된다. 현재 상원 은행위원회는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돼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공화당의 톰 틸리스 의원도 법무부의 파월 의장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인준 절차를 막겠다고 나선 상태다.
이대로면 은행위원회 내 찬반이 동수(12대 12)를 이루게 돼 워시 인준안이 상원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할 수 있다.
틸리스 의원은 지난주 금요일(1월30일) 워시에 대해 "통화정책에 조예가 깊은 자격을 갖춘 후보"라고 평하면서도 "파월 의장에 대한 법무부의 수사가 완전히 그리고 투명하게 해결될 때까지 워시를 비롯한 모든 연준 인사 후보의 인준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11명 의원들의 공동 서한에 서명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은행위 소속 공화당 의원 중 인준 절차에 반기를 든 유일한 인물이다.
연준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이 통화정책의 신뢰를 훼손한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공화당 틸러스 의원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차기 연준 의장 인준을 둘러싼 상원 내부의 교착상태는 장기화할 수도 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을 초과한 연준 본관의 개보수 비용을 문제 삼으며 파월 의장을 압박했다. 트럼프의 의중을 헤아린 법무부는 최근 파월 의장에 대해 형사기소 취지의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대로 기준금리를 대폭 내리지 않은 데 따른 보복 조치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현지시간 2월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월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인) 지닌 피로가 끝까지 갈(파헤칠) 것"이라며 "(파월의 문제가) 심각한 무능이든, 어떤 형태의 도둑질이든, 아니면 리베이트이든 간에 피로는 훌륭한 검사이고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연준의 리사 쿡 이사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상원 은행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스콧 위원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행정부가 형사 기소를 통해 연준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위험하고 전례 없는 일"이라며 "법무부가 연준 이사 두 명을 동시에 수사하는 동안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하는 것은 명백히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위원회는 금융시장과 민주주의의 신뢰를 훼손할 이 터무니없는 시도에 동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