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누구? '똘똘한 한 채'까지 불똥 튀나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주택시장 불안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며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놓자, 시장 안팎에서는 적지 않은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갭투자나 투기 목적이 아닌, 대출 없이 자력으로 주택을 매입했거나 정당한 자금 출처를 바탕으로 성실히 세금을 납부해 온 자산가들, 은퇴 이후 별도 소득 없이 월세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른바 '생계형 임대인', 상속 등 불가피한 사유로 다주택자가 된 이들까지 일괄적으로 징벌적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는 정책 기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주택자를 1차 타깃으로 삼은 강경 기조가 향후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고가 1주택자까지 확산돼, 결국 보편적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가격 상승은 기업 활동과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로 평가되는 반면, 주택 가격 상승은 무주택자의 주거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부동산 자산 형성만 유독 엄격히 규제하는 현 정책 접근을 두고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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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당하게 샀는데 왜…" 다주택자 불만 확산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향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과 불안 심리가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SNS와 공개 발언을 통해 다주택자를 주택시장 불안과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강도 높은 규제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이 모든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일반화하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것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 시장에는 갭투자와 무관하게 대출 없이 자기 자금으로 주택을 매입했거나, 소득에 비례해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온 자산가들도 적지 않다. 또 은퇴 이후 마땅한 근로소득 없이 월세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고령층 임대인이나, 상속 등 개인의 선택과 무관한 사유로 다주택자가 된 이들까지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묶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특히 집값이 지금처럼 급등하기 이전인 10여 년 전, 투기 목적이 아닌 안정적인 자산 보유 차원에서 주식이 아닌 부동산을 선택했지만 이후 시장 환경 변화로 자산 가치가 크게 상승한 사례도 많아 이들을 일괄적으로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런 현실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책의 기준과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시장 참여자들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이후 올라온 다주택자 연관 글만 이날 기준 1600건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주택자만 잡는다고 부동산이 하락할 것이라는건 무슨 생각이냐" ▲정책 실패의 책임을 다주택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 ▲다주택자 보유세를 올리면 오른 세금 보다 임차료를 올리게 되고 결국 집이 없는 사람들은 반전세나 높은 월세를 갱신하며 살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게시글에서는 "다주택자 비율이 높지도 않지만 그 중 아파트 다주택은 극소수"라며 "대부분 빌라나 다가구 비중이 높은데 이를 근거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발상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다주택자 다음은 누구? '똘똘한 한 채'까지 불똥 튀나
시장에서는 최근 매매가와 전월세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는 현 상황을 다주택자의 보유 행태 때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히려 장기간 누적된 공급 부족, 도심 신규 주택 감소, 착공 위축 등 구조적 문제가 가격 불안의 근본 원인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다주택자를 징벌적으로 압박하기보다, 그들이 임대로 내놓는 물건들의 임대료 인상률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거나 전월세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 더 효율적인 해법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주택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전·월세 물량을 유지하면서 가격 안정 장치를 병행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 규제만으로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임대료 인상률 관리나 계약 구조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쪽이 시장 불안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과 부동산 규제를 명확히 구분하며 주가 상승은 경제 활력의 신호인 반면 집값 상승은 주거 부담과 불평등을 키운다고 강조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주식 상승은 '시장 회복'이나 '경제 활성화'로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부동산을 통한 자산 증식만 유독 사회적 해악으로 규정하는 인식이 자산 증식 수단에 따라 도덕적 잣대를 달리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규제의 확산 가능성이다. 현재는 다주택자가 주요 표적이지만 향후 정책 기조가 강화될 경우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고가 1주택자까지 적폐로 규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럴 경우 결국 자산 규모에 따른 보편적 증세가 이어지면서 주거 목적의 1주택 보유자들 사이에서도 정책 불확실성과 세 부담 확대에 대한 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대표는 "처음에는 정부 발언을 일종의 신호로 받아들였지만, 이후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가 이어지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각종 규제와의 관계에서도 방향성이 불분명해졌다"면서 "방향 제시를 메시지로만 전달하는 방식은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