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난 핑계로 요금 '뻥튀기' 특혜 의혹
전문가 검토도, 고용 승계 실사도 없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지난해 연말 '꼼수 요금 인상' 논란으로 중단됐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주차대행 서비스 개편안이 전문가 검토조차 거치지 않은 졸속 추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셔틀버스를 운행할 자격이 없는 무면허 업체를 선정하고,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정황 감사 결과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천공항 주차대행 서비스 운영 실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이용자 불편과 요금 인상 논란이 불거져 국토부가 긴급 중단 지시를 내린 뒤, 추진 과정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공사가 추진한 주차대행 서비스 개편안의 핵심은 차량 인도 장소의 외곽 이전과 요금 이원화다. 기존에는 제1터미널에서 바로 차량을 맡기고 찾을 수 있었으나, 개편안에 따르면 일반 서비스 이용객은 터미널이 아닌 외곽 주차장에 차량을 인계한 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행업체의 운전 거리를 기존 4km에서 500m 이내로 줄여 난폭운전 등을 방지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이용객 입장에서는 동일한 요금을 내고도 셔틀 이동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 기존처럼 터미널 인근에서 차량을 인도받는 서비스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분류되어, 차량 보관 장소가 실내에서 실외로 변경됐음에도 요금은 기존 2만원의 두 배인 4만원으로 책정되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주차대행 서비스 개편안이 이용객 편의를 무시한 '꼼수 인상'이자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혼잡 완화를 이유로 차량 인도 장소를 왕복 4~8km 떨어진 외곽으로 옮기고 셔틀버스를 이용하게 해 주차대행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선정된 업체가 셔틀 운행 면허조차 없는 무자격 상태였던 점과 입찰 공고와 달리 수익성 높은 서비스를 슬그머니 포함해 특혜를 준 정황도 알려졌다. 기존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승계 대책이 미흡해 일자리를 위협했다는 점 등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국토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사는 최소한의 전문가 검토도 없이 곧바로 개편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는 대행업체의 과속, 난폭운전, 절도 등 문제가 대두되자 대행운전 거리를 줄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단순 논리로 개편에 착수했다. 국회에는 컨설팅 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공사는 제1터미널 주차장 혼잡도 완화를 개편 이유로 들었으나, 공사 자체 분석(인천공항 개발전략)에서도 2033년까지 주차장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1월 14일 아시아나항공의 제2터미널 이전 이후 1터미널 주차장 이용률은 감소한 반면, 혼잡 문제는 제2터미널에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및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다수의 부실이 확인됐다. 공사는 임대료 산정 시 대행시설비와 인건비를 과대 산정해 적정 임대료인 7억9000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4억9000만원으로 책정했다.
개편안에 따른 셔틀버스 운영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면허가 필수적임에도, 공사는 면허가 없는 일반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해당 업체는 셔틀버스를 자체 운영할 계획이었으며 개편안이 시행됐다면 불법 운행으로 인한 이용객 불편과 안전 문제가 야기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의 책임성 강화 주장도 사실과 달랐다. 업무 직접 수행을 조건으로 계약하지 않아 현행 사업자가 인력 123명 중 120명을 외주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인력을 모두 직고용했던 과거보다 오히려 책임성이 약화됐다.
프리미엄 서비스 추가 과정에서는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공사는 당초 프리미엄 서비스 없는 개편안으로 사업자를 선정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기존 직원 고용 승계 확대를 요구하며 그 대가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재입찰이나 내부 심의도 생략하고 계약을 체결해 절차 위반 및 특혜 제공 지적을 받았다.
추가된 프리미엄 서비스 요금 4만원 역시 업체 측 요구를 검증이나 협상 없이 그대로 수용했다. 명분으로 내세운 고용 승계는 기존 직원에 대한 조사 없이 추진됐으며, 실제 본인 희망을 반영해 승계된 직원은 70명에 그쳐 실효성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관련 책임자 문책과 감사 결과 지적사항 시정, 개선방안 마련 등을 공사에 통보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공기업이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이용자 편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편의주의적 개편을 추진하다 가로막히자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중대한 기강 해이에 해당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공사 임직원의 공직 기강 확립과 주차대행 서비스를 포함한 주차장 운영 전반에 대한 개선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