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 깬 두 개의 국정연설 불가피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4일(현지시간) 미 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집권 2기 들어 첫 공식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 나선다. 이번 연설은 단순한 국정 성과 보고를 넘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제일주의'를 공고히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간의 정면 대결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 민주당, 이례적 집단 보이콧 예고
18일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연설은 야당 의원석 상당수가 비어 있는 '반쪽짜리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수의 민주당 의원이 일찌감치 본회의장 입장을 거부하며 집단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크리스 밴 홀런(메릴랜드) 등 민주당 소속 중진 상원의원들은 이미 불참을 공식화했다. 밴 홀런 의원은 "트럼프가 헌법을 짓밟고 미국을 파시즘으로 몰아넣는 상황에서 들러리(prop)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연설 시각에 맞춰 의사당 인근 내셔널 몰에서 시민단체 '무브온(MoveOn)'과 진보 성향 미디어 '메이다스터치(MeidasTouch)'가 주최하는 맞불 집회 '국민의 국정연설(People's State of the Union)'에 참석해 대안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 지난해 실패 교훈… 침묵과 부재
민주당 지도부가 불참을 통한 항의를 택한 배경에는 지난해 연설 당시의 전략적 실패가 있다는 평가다. 당시 일부 의원의 고성과 돌발 행동이 오히려 중도층에게 국정 방해 행위로 비춰지며 역풍을 맞았다는 자성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킴 제프리스(뉴욕)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회의장 내 소란보다는 차라리 조용한 불참이 낫다"고 권고했다. 다만 제프리스 대표 본인은 "우리가 그의 집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우리 집(의회)에 오는 것"이라며 직접 참석해 야당 지도부로서의 존재감을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강경 이민정책·경제성과 과시할 듯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의 핵심 의제는 강경 이민정책과 경제 성과 과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미네소타주에서 대규모 이민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총격 사망 사건 이후, 민주당이 관련 예산 처리를 거부하며 국토안보부(DHS)가 부분 셧다운에 돌입한 상태여서 양당 간 갈등이 임계점에 치닫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이 사안을 두고 야당을 강하게 압박할 경우, 현장에 남은 민주당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지지층 결집용 관세 폭탄 재점화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 수위도 관심거리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우리 국회의 입법 미비 등을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 및 핵심 품목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비록 미 행정부가 "실질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긴 했지만,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국정연설 무대에서 다시 한번 강력한 관세와 보호무역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