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설비 투자 단기 마진 압박
아마존·알파벳 상대적 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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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억만장자 투자가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2025년 4분기 메타 플랫폼스(META)를 전량 매도하고 골드만 삭스(GS)를 신규 매입했다.
인공지능(AI) 테마에서 발을 빼고 전통 금융 섹터로 이동했다는 해석은 과장이다. 같은 기간 그는 아마존(AMZN)과 알파벳(GOOGL)의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
시장 전문가들은 과도한 설비 투자와 콘텐츠 및 규제 리스크, 광고 사이클에 민감한 메타 플랫폼스의 자체적인 요인을 가장 직접적인 매도 이유로 꼽는다.
주요 외신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13F에 따르면 드러켄밀러가 이끄는 듀케인 패밀리오피스는 지난 4분기 메타 플랫폼스 주식을 전량 팔아치운 한편 아마존과 알파벳의 비중을 상당폭 늘렸다. 여기에 골드만 삭스의 신규 매수가 월가의 시선을 끈다.
억만장자의 결정은 하나의 축으로 읽힌다. AI 인프라 하드웨어 및 클라우드 등 생산성 수혜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한편 과도한 AI 설비투자를 감수해야 하는 플랫폼 베팅을 축소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골드만 삭스 신규 편입을 통해 사이클 중후반에 더 유리한 금융 섹터에 일정 부분 자본을 할애했다는 해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드러켄밀러의 듀케인 패밀리오피스는 2025년 3분기 메타 플랫폼스 주식을 약 7만6000주 신규 매수하며 AI 모멘텀에 올라탔다가 4분기 13F에서는 해당 지분을 모두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타 플랫폼스는 2025년 4분기 598억9000만달러의 매출액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을 나타내며 투자은행(IB) 업계의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고, 주당순이익 역시 월가의 예상치를 넘어섰다.

하지만 같은 기간 비용이 40% 급증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실적의 질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 특히 업체가 2026년 연간 비용을 1620억~1690억 달러로 제시하고, 리스 상환을 포함한 자본 지출을 1150억~1350억 달러로 잡으면서 이 중 상당 부분이 AI 인프라와 이른바 베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eta Superintelligence Labs)에 투입될 것이라고 발표, 투자 심리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했다.
메타 플랫폼스의 이 같은 공격적 AI 투자 계획은 장기 성장 관점에서는 설득력을 갖지만 거대 설비 투자와 감가상각이 단기적으로 이익률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업체의 주가는 2025년 8월 800달러 선에 근접하며 52주 최고치 기록을 세운 뒤 가파르게 하락, 2월19일(현지시각) 644.78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고점에서 2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12개월 기준 주가수익율(PER)은 20배 초반을 유지, 동종 업종 평균을 상회하고 있어 AI 스토리에 대한 상당한 프리미엄이 여전히 주가에 반영돼 있는 상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강력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지만 2026년 연간 EPS가 소폭 역성장을 연출한 뒤 2027년 두 자릿수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
4분기 드러켄밀러의 메타 플랫폼스 전량 매도는 AI 인프라 설비 투자 부담이 정점으로 치닫는 구간에서 비용 구조 재평가 리스크가 큰 종목을 축소,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언론들은 메타 플랫폼스의 공격적인 AI 설비 투자와 이에 따른 단기 수익성 부담, AI 전체 섹터에 대한 버블 논란이 겹치는 상황을 감안해 보다 방어적인 행보를 취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드러켄밀러는 2025년 4분기 알파벳과 아마존 보유 지분을 상당 폭 늘렸다. 한 분석에 따르면 그는 알파벳 클래스 A 또는 C 주식을 27만주 이상 추가 매입하면서 보유 주식 수를 270% 안팎으로 늘렸고, 포트폴리오 내 비중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이미 챗GPT 출시 직후 엔비디아(NVDA)와 마이크로소프트(MSFT), TSMC(TSM) 등을 공격적으로 매수해 AI 1차 랠리의 핵심 수혜를 누렸고, 이후에도 AI 관련 반도체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왔다.
드러켄밀러가 지난 분기 알파벳과 아마존을 택한 데는 AI 자본 지출의 다음 단계에 대한 시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 삭스 리서치는 2026년 글로벌 AI 관련 설비투자, 특히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센터, GPU(그래픽처리장치), 네트워크에 대한 설비 투자가 5270억달러까지 상향 조정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2023년 말 예상치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로, 대형 클라우드 플레이어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오히려 가속화하는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골드만 삭스 리서치는 AI 투자 2단계의 핵심 수혜 분야로 AI 플랫폼과 AI 생산성 수혜주를 꼽으며, 인프라 공급자뿐 아니라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비(非)테크 기업들까지 투자 대상이 확장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런 관점에서 알파벳과 아마존은 AI 사이클 전 영역에 걸친 플랫폼이다. 알파벳은 구글 클라우드 기반의 AI 인프라와 모델, 검색·유튜브·워크스페이스 등 프런트엔드 서비스까지 수직 통합 구조를 갖고 있다. 광고 비즈니스의 마진이 여전히 높아 AI 투자가 이익률을 잠식하더라도 메타 플랫폼스보다 완충 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마존 역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AI 모델 훈련과 추론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자체 칩과 파트너 GPU에 모두 레버리지하고 있다. 리테일과 광고 비즈니스에서의 AI 효율화가 수익성을 보완하는 구조다. 최근 한 대형 투자은행은 AWS 성장률이 2025년 4분기에 24%까지 재가속했다고 강조하며 AI 워크로드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초기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드러켄밀러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큰 흐름을 인정하되 단순히 AI 지출 규모가 큰 기업이 아니라 대규모 투자가 곧바로 매출과 마진으로 환수될 수 있는 플랫폼 쪽으로 자본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월가는 분석한다.
메타 플랫폼스는 막대한 설비투자가 미래 광고와 소셜 그래프 수익화, AR(증강현실) 및 VR(가상현실), 디바이스 생태계로 회수될 것인지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반면 알파벳과 아마존은 이미 클라우드와 광고, 커머스에서 AI 적용의 단기 수익성 레버리지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는 사실이 차별점이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