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류지현호는 일본에 공식전 11연패 당했지만 문보경의 공수 맹활약은 한국 야구팬에 위안거리였다. 문보경은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일본전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5일 체코전에서 선제 결승 만루홈런을 터뜨렸던 타격감은 일본전에서도 이어졌다.
1-0으로 앞선 1회 2사 1·2루, 문보경은 일본 선발 기쿠치 유세이의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냈다. 스즈키 세이야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글러브 끝을 스치며 외야 잔디를 향했다. 체코전 만루포에 이어 이틀 연속 승부처 첫 타석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낸 장면이었다.

문보경의 진가는 몸을 아끼지 않은 수비에서 드러났다. 5-5로 맞선 7회, 마키의 타구가 1루 파울 라인 쪽으로 뜨자 문보경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펜스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파울 지역에 떨어진 타구를 끝까지 쫓다 그대로 펜스에 충돌해 쓰러졌고 잠시 숨을 고른 뒤 트레이너에게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며 다시 1루를 지켰다.
이어 같은 이닝 1사 2루에서 대타 사토 데루아키의 강습 타구가 1루 쪽을 향하자 몸으로 막아내듯 잡아낸 뒤 침착하게 아웃 카운트를 처리했다. 결과적으로 팀은 7회에 볼넷과 안타를 내주며 3실점하며 승리를 내줬지만 1루수 문보경의 허슬플레이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문보경은 경기 후 7회 몸을 던진 수비에 대해서는 "동점 상황이었고, 선두타자 출루가 위험한 것은 모두가 안다. 아웃을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투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그래서 어떻게든 잡으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원래 소속팀 LG 트윈스에서는 주전 3루수인 문보경은 이번 대표팀에 전담 1루수가 없는 상황에서 노시환과 경쟁 끝에 주전 1루수 역할을 맡았다. 체코전에서는 5번 1루수로 나와 3타수 2안타(그랜드슬램 포함) 5타점을 올리며 '1차전 징크스' 탈출의 일등 공신이 됐고 일본전에서도 공·수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두 경기 연속 대표팀 중심에 섰다.
한국 야구는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내년 프리미어12, 그리고 2028년 LA 올림픽 출전권 경쟁까지 긴 국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WBC에서 문보경이 보여준 타격 생산성과 1루 수비 적응력, 그리고 몸을 던지는 투혼은 '향후 10년간 한국 대표팀 1루를 책임질 재목'이라는 눈도장을 찍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