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가구 대상 설문 결과 28% '공간 부족' 호소
다인 가구 울리는 주택규모 산정 개편 시급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전용 85㎡ 이하로 고정된 이른바 '국민평수'가 다자녀와 대가족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주거 불만족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적 기준이 아니라 가구원 수와 필요한 방 개수를 연계한 맞춤형 주거 기준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건축공간연구원(AURI)은 '가족 친화적 관점에서 본 주택 규모 기준의 적정성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원이 평균 가구원 수 약 4.2명인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거주공간 적정성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 가구 중 28%가 '현재 거주공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공간 부족 인식은 가구원 수에 비례해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2~3인 가구의 경우 과반이 '공간이 충분하다'고 느꼈지만 5인 이상 가구는 50% 이상 '공간이 좁다'고 평가했다. 공간 유형별로는 2인 가구의 57%와 3~4인 가구의 과반수 이상(3인 가구 55.41%, 4인 가구 53.72%) 이상이 '수납공간 부족'을 가장 큰 불만으로 꼽았다.
지역별로 보면 지방의 평균 주거면적이 서울보다 넓은 경향을 보였다. 서울 가구원 1인당 평균 주거면적은 23.17
㎡로 ▲지방대도시(24.98㎡) ▲지방중소도시(23.30㎡) ▲읍면지역(24.65㎡)보다 다소 좁았다. 서울의 높은 인구밀도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동일한 가구 구성이라도 상대적으로 협소한 공간에 거주하는 경향을 반영하는 결과다.
가구원 수에 따른 주거선택 요인으로는 공통적으로 입지가 꼽혔다. 2~5인 가구 모두에서 70% 이상이 '매우 중요함'으로 응답했다. 이어 집의 면적이나 방 개수 등 주택 규모는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중요하게 인식됐다. 2인 가구에선 75.22%였던 '매우 중요함' 응답은 5인 이상 가구에서 88.65%로 증가했다.
방 1개당 거주 인원(PPR)이 1명을 초과하면 공간 부족 인식이 확 뛰었다. 형제자매가 한 방을 함께 쓰는 가구에서
는 '공간이 좁다'는 응답 비율이 약 두 배 높았다. 화장실 수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는데, 화장실이 2개 이상인 가구의 만족도가 1개인 가구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거공간의 양적 크기뿐 아니라 질적 구성이 가족의 체감 만족도를 결정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오랫동안 이어진 전용 85㎡ 이하의 국민주택규모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조상규 AURI 선임연구위원은 "면적 중심의 획일적 기준은 3~4인 가족에게만 간신히 적정할 뿐 가구 규모와 생애주기별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해 공간 불균형을 유발한다"며 "다자녀 및 다세대 가구가 거주를 위해 전용 85㎡를 초과하는 주택을 선택하면 각종 공공분양 특별공급이나 세제 혜택 등 주택지원 제도에서 통째로 배제되는 역차별 문제까지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단일 면적 대신 가구원 수에 따라 필요한 방 개수와 면적을 세분화한 가이드라인 도입을 제안했다. 2인 가구는 방 두 개에 거실 하나, 4인 가구는 방 세 개에 욕실 두 개 등 가구 가구원이 많을수록 면적 상한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대가족형 주택을 별도 물량으로 공급하고 지원 장벽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의 확보를 넘어 가족이 안정적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민간 시장에서도 다인 가구를 위한 중대형 주택 공급이 활성화되도록 용적률 인센티브와 금융 지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