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글로벌 주요 도시들이 빈집세와 세컨드 하우스세를 도입했다.
- 밴쿠버는 2017년 빈집세로 빈집을 60% 줄였다.
- 미국 도시들도 추진하나 자본 유출과 정책 역설이 문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밤이 깊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 대도시의 마천루 사이에는 유독 어둠에 잠긴 창들이 존재합니다. 전 세계 주요 도시가 극심한 주택 공급 부족과 임대료 급등으로 몸살을 앓는 동안, 도심 한복판의 초호화 콘도와 세컨드 하우스 일부는 거주 공간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차가운 가치 저장 수단으로 남겨지고 있습니다. 화려한 도시의 스카이라인 뒤편에서 벌어지는 이 풍경은 현대 도시 자본주의의 가장 상징적인 역설 중 하나입니다.

이 같은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주요 도시들은 이제 '빈집세(Empty Homes Tax)'와 '세컨드 하우스세(Pied-à-terre Tax)'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캐나다 밴쿠버입니다. 밴쿠버는 2017년 빈집세를 도입한 이후 약 2,500채 수준이던 빈집 수를 최근 1,000채 미만으로 줄이며 약 60% 감소라는 상징적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세수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소유주들이 비워두었던 자산을 임대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료 안정 효과까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의 거시경제 환경과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고금리와 건설비 급등, 토지 확보 비용 상승으로 신규 주택 공급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기존 재고 주택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은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보다 훨씬 비용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빈집세의 핵심은 단순히 세금을 걷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로드아일랜드주는 이른바 '테일러 스위프트 세'로 불리는 과세안을 추진하며 연간 183일 이상 비어 있는 고가 주택에 추가 세금을 부과하려 하고 있습니다. 뉴욕시 역시 500만 달러 이상의 초고가 세컨드 하우스를 대상으로 새로운 과세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샌디에이고 또한 빈집 부담금 도입을 주민투표에 부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외지인 자산가는 가장 공격하기 쉬운 대상입니다. 해당 지역에 투표권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뉴욕에서는 초고가 자산가들에 대한 과세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일부 대형 자본이 개발 계획 철회 가능성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습니다. 이는 글로벌 자본이 세금과 규제를 따라 얼마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입지 경쟁이 아니라 '규제 차익(Regulatory Arbitrage)' 경쟁의 성격까지 띠기 시작했습니다. 자본은 더 예측 가능하고 친기업적인 도시를 향해 이동하고, 규제가 강화된 도시는 자본 유출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떠안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정책 구조 자체에 존재하는 자기모순입니다. 정부는 수억 달러 규모의 세수 확보를 기대하지만, 정작 정책이 성공해 소유주들이 임대 전환이나 실거주를 선택하면 과세 대상은 감소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정책이 효과를 낼수록 세수는 줄어드는 역설적 구조인 셈입니다. 여기에 복잡한 LLC와 신탁 구조 뒤에 숨어 있는 실소유주 파악 문제, 법적 분쟁 비용, 행정 집행 부담까지 감안하면 빈집세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원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큽니다.
물론 빈집세가 전혀 의미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프랑스와 밴쿠버 사례는 유휴 자산 일부를 시장으로 복귀시키는 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세컨드 하우스와 초호화 공실 자산이 전체 주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입니다. 결국 도시의 근본적인 주택난은 세금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주거 안정은 결국 공급에서 나옵니다. 용도지역 규제 완화와 도심 고밀 개발 없이는 어떤 빈집세도 구조적 공급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빈집세는 도시의 어두운 창문 일부를 밝힐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주택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자본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스마트 머니와 이를 통제하려는 도시 정부 간의 치열한 힘겨루기 속에서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시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세금을 걷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 가능한 공급과 건강한 거주 생태계를 설계할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김용남 대표이사 사장은 대한민국 1위 중소형 빌딩 자산관리 및 해외부동산 투자자문 기업 글로벌PMC(주)를 2004년 설립한 이후, 빌딩 매입부터 운영관리·매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며 시장의 기준을 만들어온 부동산 전문가다. 부동산학 박사(PhD)로서 CCIM·FRICS·CPM·SIOR 등 국제 공인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CCIM Institute Region 13(한국·일본·대만 총괄) 차기 회장(2028년 취임 예정)으로 선출돼 국제 무대에서도 한국 상업용 부동산 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PMC는 세계적인 상업용 부동산 네트워크 CORFAC International의 국내 유일 회원사로서 미국·일본·유럽 시장을 아우르는 글로벌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