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회는 23일 대규모 정비사업 토론회를 열고 세입자 이주·전월세 불안 대책을 논의했다.
- 전문가들은 분양수익 위주 구조와 다수 동의만으로 추진되는 정비사업을 비판하며 장기 금융모델·임대차 영향평가·주민 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 속도전 속에 세입자 주거대책이 여전히 미흡해 개발비용 구조 개편과 소규모 정비·그린 리모델링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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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주거권·전월세 불안 지적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대규모 정비사업이 주택공급 확대 수단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이주 수요와 전월세 불안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이 공급 확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세입자 이주, 지역 공동체 변화, 전월세 시장 영향까지 포함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규모 정비사업의 문제점과 지속가능한 주거환경 대안모색 토론회'에서 이 같은 논의가 진행됐다.

◆ 수익성 높은 곳만 성공…"정비사업 장기 금융모델 필요"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서울 주택 공급이 민간 시행 방식으로는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현재 정비사업이 분양수익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만 작동한다는 지적이다.
채 대표는 "주택의 임대차 수익률이 평균 2%인데 자본 조달 대출은 4%가 넘어가기에 민간 주택 공급업자가 서울에서 자본을 조달해 주택 공급을 할 이유가 없다"며 "집값이 낮은 지역에서는 정비사업이 돌아가지 않는단 얘기"라고 말했다.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처럼 정비사업이 주변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는 '임대차 영향평가' 도입을 제안했다. 일정 규모 이상 정비사업은 단지 내 순환정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공사비를 분양 매출로 한 번에 회수하는 구조 대신 50년 임대수익으로 상환하는 장기 금융모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기황 문화도시연구소 소장은 정비사업 논의가 수십 년째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광역계획, 공적 개입, 개발이익 환수와 재분배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제도 전환은 더디다는 비판이다.
특히 다수 소유자의 동의만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현행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소장은 "토지등소유자 75%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건 개발을 원치 않는 25% 주민, 세입자를 포함한 사람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 1기 신도시 재건축도 속도전…"세입자 주거대책 보완해야"
이용관 국토교통부 신도시정비기획과 서기관은 노후계획도시 정비제도의 정의와 문제점을 제시했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처럼 대규모 주택공급을 목적으로 조성된 뒤 20년 이상 지나 기반시설과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100만㎡ 이상 지역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제도다. 전국 116개 도시가 그 대상이다.
대규모 정비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발생해 전월세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10년 단위 계획의 순차 정비 구조를 마련했다. 기본계획에 맞춰 정비를 추진하면 용적률 일부 상향, 안전진단 완화 또는 면제 등 특례를 부여하는 구조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정비 속도를 더 높이고 싶어 하는 요구가 적지 않다. 이 서기관은 "10년을 못 기다리겠다며 도시정비법 적용을 받는 재건축이나 재개발로 사업모델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대규모 노후계획도시정비 사업을 안정적,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이른바 용산참사 이후에도 정비사업 과정에서 세입자 주거대책이 충분히 개선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09년 1월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에서 철거민 농성 진압 과정 중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 등 6명이 숨진 사건이다.
장 연구관은 상가 권리금이나 영업손실 보상 일부는 제도 개선이 있었지만, 재개발로 밀려나는 세입자의 주거권 보장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봤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사업비 부담이 조합에 집중되는 구조가 세입자 대책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조합 입장에서는 재개발 임대주택을 최소화하거나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 배치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발에 대한 모든 비용을 조합한테 전가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그 대안으로는 소규모 정비, 그린 리모델링, 녹색금융을 결합한 모델이 대표적이다. 장 연구관은 "금융 구조를 잘 설계하면 대규모 개발 사업을 하지 않아도 기존 주택의 자체 정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