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장욱희 전문위원이 지역형 세대융합 창업을 제안했다.
- 청년의 아이디어와 중장년의 경험을 연결하자고 했다.
- 지역 창업을 해외시장 진출의 출발점으로 봤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우리 지역에는 좋은 기술이 있는데, 젊은 사람이 없습니다." 지방의 중소기업이나 지역경제 현장을 다니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반대로 청년에게 물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지방에서 창업하고 싶지만,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방에는 청년이 부족하다. 하지만 동시에 지역에는 오랫동안 산업과 지역사회를 지켜온 중장년이 있다. 이들의 경험은 지역을 떠나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청년은 지역에 남아 창업하고 싶어도 지역에서 사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둘을 지역에서 연결해 보면 어떨까. 지난 칼럼에서 세대융합 창업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를 지역에서 어떻게 구현하고 글로벌 시장까지 연결할 것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예를 들어 대전의 한 지역에서 청년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식품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고 하자. 청년은 브랜드와 온라인 판매를 담당한다. 지역의 중장년은 생산과 원료 조달, 거래처 확보를 담당한다. 그리고 지역 대학은 디자인과 AI, 데이터 분석을 지원한다. 지자체는 창업 공간과 초기 사업비를 지원한다. 지역 기업은 생산 시설을 제공한다. 이렇게 되면 창업기업 하나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된다.
최근 유럽에서도 농촌지역의 세대교체와 창업을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U의 농촌 관련 네트워크에서는 젊은 농업인과 기존 농업인의 세대 간 지식 이전, 멘토링, 지역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 세대가 가진 전통적 지식과 새로운 세대의 기술과 혁신을 연결하는 것이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Small Business Economics」에 발표된 연구들도 농촌 창업을 개인의 창업 문제만으로 보지 않는다. 지역 기업가의 네트워크와 지식 공유, 지역에 뿌리내린 자원과 관계가 창업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청년을 지방으로 보내는 것만이 아니다.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경험과 청년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 필요도 없다. 이것이 새로운 창업 정책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세대 융합' 창업에서는 순서를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사람과 사람을 먼저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문제와 경험을 먼저 연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 청년 창업팀이 제품을 만들었지만 생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자. 이 경우 생산관리 경험이 있는 중장년을 연결한다. 해외시장 진출이 문제라면 해외영업 경험자를 연결한다. 원가가 문제라면 구매와 원가관리 경험자를 연결한다. 품질 문제가 발생한다면 품질관리 전문가를 연결한다.
이렇게 되면 단순한 '청년-중장년 매칭'이 아닌 '문제-경험 매칭'이다. 이 방식이라면 중장년에게도 부담이 적다. 새로운 창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경험 가운데 필요한 부분을 새로운 사업에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역은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의 전통식품을 새로운 브랜드로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해 볼 수 있다. 지역의 관광자원과 콘텐츠를 결합해 새로운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장년은 지역의 산업과 고객, 거래처와 생산현장을 이해하는 역할을 맡고 청년은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소비방식을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일정 수준의 성과가 만들어지면 다음 단계는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이 될 수 있다. 지역에서 제품을 만들고, 청년이 디지털 방식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해외 인증이나 박람회 참가, 수출 지원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미 국내에는 KOTRA를 비롯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다양한 인프라가 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지원체계를 계속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창업팀과 기존 지원체계가 실제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의 창업에 관한 정책도 '자금'에서 '연결'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창업자금, 창업공간, 교육과 컨설팅을 넘어 청년 창업팀에 필요한 경험과 사람, 시장을 실제로 연결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여기에 사람을 연결하는 정책을 더할 필요가 있다. 지역을 선정해 청년 창업자와 중장년 전문가가 실제 사업팀을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서 청년 창업팀을 모집하고, 지역의 기업과 대기업 및 중견기업 퇴직자, 기술자, 생산관리자, 품질관리자, 해외영업 전문가 등을 함께 모집한다.
다만 단순히 인원을 섞어 팀을 만드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먼저 창업팀의 사업모델을 분석하고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해당 경험을 가진 사람을 연결한다. 이후 3개월이나 6개월 동안 실제 사업을 함께 수행하도록 한다. 제품을 만들고, 고객을 만나고, 매출을 만들어 보도록 해야 한다. 성과가 좋은 팀은 후속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까지 연결한다.
이때 정부가 평가해야 할 것도 단순히 창업기업의 수가 아니다. 매출이 얼마나 발생했는가,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는가, 지역에 정착했는가, 해외시장에 진출했는가, 중장년의 경험이 실제 사업에 활용되었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창업 정책이 여러 가지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청년에게는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중장년에게는 자신의 경험을 활용할 일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에는 새로운 기업을 만들고, 기존 지역산업에는 새로운 시장을 연결한다.
중장년의 역할은 자신이 30년 동안 쌓은 경험을 새로운 창업팀에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산 전문가라면 생산을 돕고, 품질 전문가라면 품질체계를 만들어 주면 된다. 해외영업을 했던 사람이라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고, 인사 전문가라면 조직을 만드는 일을 도울 수 있다.
이것은 중장년에게도 새로운 일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정규직으로 다시 취업하는 것만이 제2의 경력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여러 기업과 창업팀에 제공하는 프로젝트형 일, 전문가형 일, 멘토링을 넘어선 공동사업형 일도 앞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한 지역에서 30년 동안 일한 사람의 경험은 그 지역의 산업과 기업, 사람과 시장에 관한 일종의 해당 지역 산업 데이터가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창업이 필요하다. 지역 청년에게도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청년이 창업하려면 수도권의 투자자, 인프라, 네트워크를 찾아 이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어지고 있다.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지역의 중장년에게 산업을 배우고, 대학과 창업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아 제품을 만들고, 온라인을 통해 전국과 세계의 소비자를 만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지역에서 창업하지만, 시장은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이 '지역형 세대융합' 창업이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지방 소멸 문제를 단순히 청년을 지역에 붙잡아 두는 방식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청년이 지역에 머물 만한 새로운 일과 사업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미 지역에 존재하는 중장년의 경험과 산업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새로운 해법을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모든 것을 혼자 배우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10년, 20년, 30년 동안 산업현장에서 일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 사람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제가 창업을 하려는데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요?"
중장년에게도 말하고 싶다. "이제 내가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당신이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은 누군가에게는 처음부터 다시 배우기 어려운 값진 자산이다.
대한민국 청년의 아이디어와 중장년의 경험 그리고 지역이 만나는 순간, 지방은 소멸의 공간이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 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경찰청 보건복지정책심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wind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