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시장의 유동성 버블이 지속되고 있으며, 당장 이 버블이 해소되기는 커녕 점점 더 확대될 조짐이 있다는 점에서 국제금융시장의 '위기'가 싹트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앤디 시에 모건스탠리(MS) 아시아담당 이코노미스트는 21일자 글로벌이코노믹포럼(GEF) 보고서("Asia-Pacific: More of the Same? ")에서 최근 유동성 버블 속에서 해외투자자들의 아시아 시장에 대한 낙관이 과도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한국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그는 한국 정부가 내수부양을 위한 카드로 증시를 부양하고 있으며, 기관과 개인에 이어 해외투자자들이 최근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이런 주식시장의 '부의 효과(wealth effect)'로 내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亞 금융시장에 대한 낙관론 팽배, "美 연준과 中 당국의 합작품"시에는 최근 싱가포르를 방문한 결과 약 한 달 전에 비해 금융시장의 컨센서스가 유동성 확대, 성장세 지속 및 증시의 추가상승 기대감에서 좀 더 개선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주요 머니매니저들은 지난 해만 해도 중국의 긴축정책과 美 금리인상 그리고 고유가 등으로 위축되던 시장이 이런 요인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문제는 현재 글로벌 경제가 일종의 버블 상태로, 현재와 같은 성장세가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는데 있. 버블의 주된 원인은 사로 중국과 미국의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투기수요로 파악된다.즉 미국의 부동산시장 강세로 인해 유지불가능한 수준의 美 소비지출 확대가 이어졌고, 이 덕분에 중국의 수출경제의 활황세가 이어졌으며, 또한 수출 붐과 핫머니의 유입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더욱 확대되었다는 것.물론 금리가 정상화되거나 중국이 부동산매매에 자본이득세를 중과세하거나 금융 부패에 대한 청산 시도를 나타내는 등 투기를 더이상 용인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경우 거품은 신속하게 붕괴될 수 있다.하지만 문제는 연준리가 금리를 너무 완만하게 인상하고 있고 중국이 연준리가 만들어 놓은 풍부한 유동성이 뛰놀 공간을 마련해 주는 등 누구도 거품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에는 중국이 경기 및 투자과열을 억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에는 한걸음 물러난 상태라고 강조했다.이렇게 금리인상에 느린 연준리와 中 당국의 경기부양적 태도를 감안한다면 싱가포르 머니매니저들이 희희낙락할 여유를 가지는 것은 당연해보이지만, 문제는 그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는 점이라고 시에는 경고했다.◆ 亞 유동성 지표는 오히려 역전 조짐시에에 따르면 대부분의 머니매니저들이 아시아자산 시장으로의 또다른 자금유입의 물결을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까지 성공적인 한국과 태국 등이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받는 모습이고, 동남아 지역은 일반적인 선호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다.일각에서는 대만이 제 2의 한국에서의 투자와 같이 '대박'을 터뜨려줄 것이라는 기대가 싹트고 있기도 하다. 최근 미국 내 신흥시장 펀드로의 자금유입을 보면 이러한 흥분된 상황을 잘 알 수 있다.그런데 시에는 문제는 정작 아시아의 유동성 지표들이 그 반대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까지 홍콩은행간금리(Hibor)와 런던은행간금리(Libor) 사이의 스프레드가 100bp까지 보아지고 위앤화 선물가격이 역시 마찬가지 폭으로 하락하는 등 中 통화 재평가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글로벌 투자자들의 아시아에 대한 기대는 中 위앤화 재평가와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런 지표들은 향후 아시아로의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줄어들 것임을 시사한다고 시에는 주장했다.◆ 한국시장, 유동성 버블의 최신 사례여기서 시에는 현재 자금유입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한국인데, 지난 해만 해도 한국증시가 좋을 때에도 많은 국제투자자들이 이를 따라가기를 주저했지만, 이번에는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한국증시의 상승전망을 확신하고 있다고 한다.대부분의 머니매니저들은 한국의 강력한 내수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고, 나머지 일부는 금리의 인하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한국 가계의 부채부담이라는 문제는 지표 상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낙관심리가 팽배하는 등, 모든 사람들이 한국시장을 낙관하는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고 시에는 지적했다.하지만 시에가 보기에 한국은 유동설 버블의 가장 최신 사례일 뿐이다. 그가 보기에 유동성버블은 자신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핵심인데, 한국이 바로 이런 목적에 잘 부합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한국 국내펀드 자금의 시장유입은 정부가 시장부양 정책에 따른 것인데, 이것이 모멘텀을 형성하여 개인투자자들까지 시장에 참여하는 등 점차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된다. 바로 이 시점에서 국제 투자자들이 뒤늦게 차에 올라탄 것 뿐이라는 것이다.시에는 자신이 보기에 유일한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부의 효과가 내수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이겠지만, 이런 효과가 충분히 클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지난 1999년 이후 2003년 사이 한국 가계의 부채는 연 평균 58조원씩 증가하였는데,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442조원 수준이라 이 정도 규모로는 한국경제를 움직일 정도의 힘이 나올 수 없다는 것. 시에는 올해 한국 GDP성장률 전망치 3.8%는 여전히 견고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그가 보이게 이전에 아시아 호랑이로 불렸던 나라들이 이제는 더이상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2년간의 성장세는 단지 경기순환상의 회복세일 뿐이다. 특히나 높은 성장세를 이끌 수 있을 만큼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인데, 바로 한국이 그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편 동남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태국이 동남아의 '한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인데, 이런 시각에 대해서도 시에는 우려를 표명했다. 동남아 경제는 최근까지 경기회복기에 대규모 투자사이클을 경험하지 않았고, 따라서 경기가 둔화될 때 좀 더 강한 회복탄력을 보이는 것 뿐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달러약세 다시 주목해야,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 강화결론적으로 지금 아시아 금융시장에는 거품이 확산되고 있으며 2005년 어느 시점까지는 이 거품확대 양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특?달러화 약세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달러약세가 진행될 경우 아시아의 거품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달러환율에 주목해야 한다고 시에는 강조했다.그는 지금 변동성의 이례적인 하락과 신용스프레드의 축소 혹은 수익률곡선의 평탕화 양상에 대해 우려가고 있는 투자자들이 별로 없으며, 낮은 금리와 '예측가능한 연준리'가 이런 추세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고 설명한다.시에는 금융시장이 이런 기대에 맞추어 레버리지 비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연준리도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 조만간 금리인상을 중단하게 될 것이며, 이런 식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제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