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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탄생 100주년-中] 예술은 인생의 안식처

기사입력 : 2010년02월08일 09:00

최종수정 : 2010년02월08일 09:00

[뉴스핌=이연호 기자] 전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 삼성의 토대를 닦은 호암 이병철은 여유로운 인간이었다.

1938년 자본금 3만원의 삼성상회를 자신이 세상을 뜬 1987년에 이르러 37개 계열사에 연매출 14조원 규모의 거대 기업 '삼성 그룹'으로 키우는등 고도의 압축성장을 구가하는 동안 과연 여유가 있었겠나 싶지만 호암은 대단히 '여유로운' 기업가였다.

심지어 그는 여유가 없는 인간은 하찮은 구실이나 타산에 치우쳐 어딘지 모르게 성격도 편협하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이런 호암에게 취미로서의 '예술'은 사업이나 인생의 좋은 교재이기도 했다.

사업가 호암에게 있어서 예술이란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의 작은 쉼표이기도 했고, 미래 사업을 구상하는 좋은 느낌표이기도 했다. 한여름 자신의 집무실에서 서예를 통해 망중한을 즐기던 그의 모습은 그래서 낯설지가 않다.






1980년 여름 삼성본관 집무실에서 서예를 즐기는 호암의 모습.



호암은 40년 동안 많은 미술품을 수집했고, 이는 오늘날 호암미술관의 토대가 됐다. 호암에게는 이밖에도 여러 가지 수집취미가 있었다. 호암은 공예가구·나전칠기·벽지·융단·조각·석물·금속물 등 큰 것에서부터, 골프채·구두·가방·넥타이·시계·만년필·라이터·파이프·낙관인 등의 일상소품과 서적·비디오 테이프를 비롯한 각종 기록물도 수집했다. 아마추어 골퍼로는 보기드문 실력의 소유자이기도 했던 호암은 골프채도 500여개를 모았는데, 그 중에는 100년 전의 것도 있어 골퍼들의 흥미를 모으기도 했다.

호암이 수집한 것은 대부분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호암은 만든 사람, 쓴 사람의 땀이 스며 있는 수제품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호암은 수집품에 어려 있는, 보다 아름다운 것 보다 훌륭한 것을 추구하는 장인들의 집념을 좋아했다. 그리고 수집품을 통해 장인들의 낭만과 개성과 더 나아가 꿈과 인생을 느꼈다. 호암은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삶을 생각하면서 바라보고 만져보고 비교 해보길 좋아했다.

호암이 일본 골프채 회사 혼마의 사장에게서 들은 이야기라며 간혹 인용하길 좋아했던 다음의 말은 그의 이런 생각을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골프채도 옛 명검과 마찬가지로 만든 사람의 혼이 들어 가지 않으면 명품이 되지 않는다. 돈만 벌자는 생각으로는 결코 명품이 나올 수 없다. 헤드의 나무를 찾는 것에서부터 최고 최선을 추구하는 인간의 창조의욕과 깊은 정신이 명품을 낳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골프채에 그치지 않고 사업을 포함한 모든 인간활동에 통하는 이야기이다."

호암은 단지 수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뭐든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호암은 파이프를 수집할 때는 영국제가 왜 유명한지, 덴마크제는 모양은 좋으면서 왜 질이 떨어지는지, 던힐 파이프가 세계적인 명성을 그토록 오래 지니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했다. 역시 사업가다운 자세라 할만 했다.

호암의 또 다른 취미생활로는 국악이 있었다. 호암은 밤이면 국악에 귀를 기울이며 혼자 조용히 지내곤 했다. 호암은 까닭없이 국악이 좋다고 말했다. "아마 민족사의 연륜이 새겨져 있는 그윽한 선율이 마음을 안온하게 감싸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게 그의 유별난 국악사랑에 대한 변이었다.

망중한의 집무실에서 오전 한때를 서예로 보내는 것도 말년의 호암에게는 습관이 됐다. 호암은 무심히 그은 일획, 일점의 운필(運筆)이 마음에 들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글귀는 대개 경서(經書)에서 땄으며, 삼성 각 계열사 사장들이 휘호를 요청하면 그 회사의 특성에 맞는 성구(成句)를 써 주기도 했다. 호암은 자신의 서예실력을 보잘것없다고 평가했는데, 그가 글씨를 쓴 것은 자랑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호암이 생전에 아꼈던 용인자연농원(현 에버랜드)의 한옥.



호암이 이런저런 수집벽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남다른 미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또한 그런 수집을 통해 호암의 미의식은 더욱 무르익었다. 호암은 30여년 간 공장을 지으면서도 공장을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공장에도 미의 표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호암의 지론이었다. 호암의 생각은 공장 건물의 설계나 조경에 언제나 반영됐다. 그 중에서도 호암의 미의식이 총집결된 곳은 용인자연농원 내에 지은 한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직접 기거하며 서울로 출퇴근하기도 했을 정도로 호암은 이곳을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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