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우리투자증권의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20일 "외국인의 과세 논란과 중국의 금리인상은 단기적으로 채권시장에 차익실현과 위험관리욕구를 자극해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단기적으로 강세일변도로 달려온 채권시장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중기적으로 외국인의 국채투자 과세가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의 금리인상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워 국내경제에는 부담으로 작용해 오히려 한은의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금리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그는 "중기적으로 국고채 5년 기준 3.30%를 목표로 저가매수를 지속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원화 절상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브라질과 태국의 자본규제로 인해 자연스럽게 외국인의 국채투자 과세를 주장하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과세에 따른 득실을 비교할 때 이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것이 박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그는 "외국인의 국채투자에 과세할 경우 지난해 3월 과세폐지 이후 불과 2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법개정이 이루어져 대외정책의 신뢰성에 금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WGBI 편입을 포기하는 것으로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의 중장기투자 유치를 통해 국채발행을 장기화하겠다는 계획이 백지화되는 것이라는 진단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또 "외국인의 국채투자에 과세를 하더라도 원화절상 압력을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며 "브라질과 태국의 경우 자본규제 이후에도 통화절상 압력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외국인 과세에 따른 원화절상 압력 방어효과는 불확실한 반면, 이에 따른 대외정책의 신뢰성 훼손 등 부작용은 명확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외국인 과세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외국인 국채투자 과세보다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나 역외 투기거래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만일 외국인 과세가 현실화되더라도 채권시장 영향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한국국채가 여전히 매력적이며, ▲ 과세추진이 통화가치 절상압력을 완화시키기 위한 신흥국가의 공통적인 노력이어서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무차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의 금리인상 역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을 오히려 신중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채권시장에 악재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 인민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의 배경을 크게 ▲ 물가상승 압력 억제 ▲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반등에 대한 선제적인 조치 ▲ 중국 경제의 연착륙 판단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금리인상은 본질적으로 대외경기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오히려 한은의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단순히 원화절상 압력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국제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고, 이는 세계경제가 그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또 "한국과 중국의 통화정책은 환경은 다르다"며 "중국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통제를 통해 위안화 환율을 관리할 수 있으나, 국내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절상 압력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과 외환시장의 연결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 중국과 그렇지 못한 한국이 물가상승과 통화가치 절상압력에 대해 동일한 통화정책을 구사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는 "브라질과 태국 등도 물가상승과 통화가치 절상 압력을 겪고 있으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자본통제를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외국인의 과세 논란과 중국의 금리인상은 1~2주 정도의 단기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박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그는 "향후 중기적(1~3개월)으로는 금리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설령 외국인 국채투자 과세가 현실화되더라도 글로벌 환율전쟁이 지속되는 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고금리 메리트가 있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가로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욱이 한국은 신용경색 이전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저평가돼 있고, 유사한 신용등급의 국가와 비교할 때 금리수준이 높아 외국인의 채권투자 유인은 여전히 높다는 판단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에 "듀레이션 확대기조는 유지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정책 불확실성으로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면서도 "중기적으로는 국고채 5년 기준 3.30%를 다음 목표로 저가매수를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