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인도에서 소액 신용대출(microfinance) 산업이 붕괴 위기에 처한데 이어 원조격인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최근 소액 신용대출 전문인 그라민은행의 설립자 무하메드 유누스가 자금을 횡령했다는 소식에 대해 강렬하게 비판하며 조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고 7일 보도했다.
하시나 총리는 그라민 은행의 설립자 무하메드 유누스가 그라민 은행에 보내진 기금 가운데 1억 달러 가까운 돈을 다른 그라민 그룹 회사들로 빼돌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990년대 중반 거래된 자금 흐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무하메드 유누스는 여성 빈민들이 소규모 창업을 시작하거나 그들이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소액 신용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그라민은행을 설립했다.
이후 그는 2006년 빈곤층의 경제·사회적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방글라데시 국민들의 영웅으로 칭송 받아 왔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소액 신용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개발도상국 빈민들의 소액 신용대출 이용률은 유례없이 늘어나며 이에 따른 높은 이자율 역시 논란의 씨앗이 되어왔다.
인도에서 소액 신용대출의 35%가 넘는 이자를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사태가 이어진데 이어 방글라데시 역시 20~50%의 고금리에 빈곤층들이 어려움을 겪자 지난 달 정부가 직접 나서 이자 상한선을 27%로 정하고 나선 것.
전문가들은 소액 신용대출이 '빈민들에게 덫'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하시나 총리는 소액 신용대출 산업이 "빈곤 퇴치라는 이름아래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고 있다"며 "그들이 빈민들을 실험대로 올린 것"이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그라민 은행은 이번 혐의를 부인하며 정부의 공식적인 조사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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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