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의 재정적자 급증으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달러화 가치가 하락해 결국 최상위 'AAA'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도 있다고 미국 채권왕이 경고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 펀드인 핌코(PIMCO)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5일(현지시간) 제출한 연초 월간 투자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한 그로스는 신흥국 채권에 투자할 경우 실질금리 상승과 안정적인 정부재정 상황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것이며 달러 약세로 인한 타격에서도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투자 방향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로스는 "정작 문제는 정치인들이나 국민들이 재정적자가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뚜렷한 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증시가 회복하고 일자리가 확대되면서 경제 상황이 좋다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고, 고통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채권 투자자들이 다시 한 번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11월 1504억 달러 증가하면서 1년 전인 지난 2009년 11월 1203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달 여야간 감세 연장 합의로 인해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1조 340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감세 연장 등 세금인하 폭 확대로 인해 미국의 'AAA' 신용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스는 "모든 투자자들이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재정적자 급증은 미래 세대의 부를 갉아먹는 것임과 동시에 결국 시민의 비용을 크게 늘리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최근 CNBC 방송 인터뷰에서도 미국 의회가 직접 나서 정부의 재정적자 상한선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