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화저축은행 실사 개막, 본격적인 구조조정 막 올라
- 상반기 결산 토대, 3월부터 퇴출 대상 등 윤곽 드러나
[뉴스핌=한기진 기자] 삼화저축은행 인수 희망자들의 실사가 ‘설’ 직전 시작되면서, 저축은행업계가 구조조정 우려로 편치 않은 명절을 보내고 있다.
6월말 결산인 저축은행업계의 상반기 결산(2010년7월~12월) 보고서를 토대로 금융당국이 대상 업체를 가려내기로 했다. BIS자기자본비율 등 부실의 기준이 되는 재무제표가 전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계가 공통된 관측을 한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설 이후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삼화저축은행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금융지주사들은 지난달 말 실사에 착수했다. 일정대로라면 이달 중순까지 실사가 마무리된다.
이번 실사의 목적은 삼호저축은행의 현황을 파악함과 동시에, 저축은행업계 전체의 업황을 가늠하고자 하는 데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실사가 끝난 후 이달 중순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삼화저축은행 매각은 인수자가 직접 저축은행을 설립해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보는 삼화저축은행의 순자산 부족분에 대해서는 예보기금을 투입해 보전해 줄 방침이다. 인수 희망자는 본입찰 때 자산 및 부채 인수 범위와 순자산 부족분에 대한 자금지원 요청액 등을 제출해야 한다. 예보는 이를 검토해 최소비용 원칙에 부합하는 인수자를 선정하게 된다.
삼화저축은행 인수 희망자의 실사는, 본격적인 저축은행업계의 구조조정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동안 구조조정에 대비한 준비를 해왔다”면서 “영업환경을 감안하면 BIS비율 등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전국 105개 저축은행으로부터 상반기 결산 보고서를 제출 받았다. 회계감사를 받기 이전인 가결산 자료이지만 이를 토대로 구조조정 잣대로 삼기로 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3월부터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각 저축은행의 자구노력 이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도 구조조정이 3~4개월씩 지체되면 시장불안이 커진다는 것을 알고 있어 조속히 끝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우선 점검 대상은 경영개선요구를 받았던 저축은행들과 BIS자기자본비율 5% 미만이거나 위협받는 곳들이다. 이들은 지난 반기 동안 유상증자 등 자구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영업환경이 악화돼 있고 증자나 후순위채권 발행을 하는 데 시장의 시각이 부정적인데다 대주주도 미온적이어서, 자구노력이 신통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3월부터는 대주주 손 바뀜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저축은행서비스국 관계자는 “시중에 자금이 많아 인수합병(M&A)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10년 만에 큰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 닥칠 것 같다”면서 “금융당국이 우왕좌왕하면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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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