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국내 산업계는 반도체와 철강 등 일부 업종에서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으나 지진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전체적으론 피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에서 부품소재를 조달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무역협회는 14일 우리나라의 대일본 총 수입 643억달러 중 부품소재 비중이 59.2%에 달해 한국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반도체·완성차·철강·정유, 반사이익 기대
이날 국내 산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산업에는 단기적 가격상승으로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되지만,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원재료 소싱문제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장기적으론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또 휴대폰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휴대폰 관련 부품을 일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대만과 국내에서 아웃소싱을 나눠서 하기 때문에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경우 일본 비중이 낮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일부 부품조달에 차질이 예상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지진 복구 장기화 등 일부 변수가 있기 때문에 대책마련에 나선 상태"라고 했다.
한쪽에선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중단으로 우리차들의 해외시장 점유율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일본 경기가 장기 침체기로 빠져들 경우 글로벌 철강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철강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수요 감소에 따른 철광석 등 원료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 일부 반사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생산차질 등 피해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며 "이번 지진 여파가 생각보다 클 경우 우리 철강업계에도 직간접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일본 정유시설의 가동중단에 따른 원유가격 하락 및 석유제품가 상승에 따른 실적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국제 원유가격은 내리는 대신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수요가 줄 수도 있어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항공·여행·물류 등 '울상'
이번 지진으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곳은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로 파악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고유가로 가뜩이나 힘든데 이번 지진으로 항공수요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노선비중은 대한항공이 15%, 아시아나항공이 20% 정도로 마진율이 높은 노선이기 때문에 일본 출입국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항공사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행업계 역시 이번 지진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입국한 일본인은 305만명으로 전체의 39.1%를 차지했다. 이중 대다수인 297만명이 관광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다.
또 내국인의 해외여행 중 일본을 찾는 비중은 20% 수준으로 중국과 함께 1,2위를 다투는 여행 최선호 나라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국내 여행산업에서 가장 활발한 나라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진 피해지역이 광범위해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으로 떠나려던 내국인의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주 말 하나투어를 통해 일본 여행을 예약한 관광객 중 50% 가량이 환불을 신청했고, 피해지역은 100% 취소됐다. 모투투어 역시 비슷한 수준의 취소사태를 맞았다.
조선업계는 후판가격 상승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운업계도 컨테이너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벌크 운임이 상승탄력성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 "피해 장기화시 국내 생산·수출 차질"
지식경제부가 14일 국회 지경위에 보고한 '일본 대지진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향평가 및 대응방향'에 따르면 지진 피해가 가장 큰 동북지역은 교역규모가 크지 않아 대일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동북지역은 일본 전체수입의 2%에 불과하며 대한(對韓)수입도 2009년 261억엔으로 일본전체의 대한수입의 1.3% 수준이다.
다만, 주요 일본 부품·소재 기업에 생산차질과 물류마비가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국내 생산과 수출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지경부는 예상했다.
지식경제부는 이번 사태가 정리되는 시점까지 지경부 긴급대응반을 운영하면서 일일상황보고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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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