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국서 SG 연합 선포”, LG “유럽 시장 출사표”
[뉴스핌=박영국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LG디스플레이간 3D TV 경쟁이 서로 상대 진영의 ‘텃밭’을 공략하는 차원까지 확대되며 판도 변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4일 각각 북미·유럽 시장과 중국 시장에서 자사의 3D 기술 방식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일제히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SG(셔터안경)방식 3D TV가 우세를 보여온 유럽 시장에서 LG전자가 출사표를 던지고, LG 진영의 FPR(필름패턴편광안경방식) 3D TV가 강세인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G 연합을 선포한 데 이은 것으로, 서로 상대의 공세를 견제하겠다는 차원의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 대표적 문화 명소인 그랑 팔레(Grand Palais)에서 유럽 15개국 판매법인 등 유럽 전역의 법인과 지사, 영업조직이 총출동한 가운데 ‘시네마 3D 범유럽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LG전자는 시네마 3D를 앞세워 ‘유럽 TV 1위’ 달성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야심과 함께, 유럽 시장에서 시네마 3D TV가 전체 TV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 20%, 내년 3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중심(國家會議中心)’에서 한·중·일 주요 TV 업체들과 중국 유통업체, 정부기관, 디스플레이 조사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풀HD 3D 파트너스 데이’를 공동 개최하고 SG 진영의 결속을 다졌다.
행사 참여 기업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중국 TCL, 창홍, 하이센스, 하이얼, 콩카, 대만 TPV(AOC), 일본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미쯔비시, 샤프 등 12개사에 달했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은 각종 제품 전시와 토론, 3D 로고 선포식 등을 통해 SG 3D 방식의 기술 우위를 과시했다.
이처럼 각기 자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지역에 대해 상대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역별 시장 점유율 데이터를 발표하며 견제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장조사기관 NPD와 GFK를 인용, 올 1분기 북미와 유럽 3D TV 시장에서 수량기준으로 각각 48.8%와 49.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NPD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누적 기준 삼성전자의 3D TV 수량 기준 점유율은 48.8%에 달했으며, 이어 소니가 27.4%, 파나소닉이 13.9%를 차지했다. 이들 3업체는 모두 SG(셔터글라스) 3D 방식을 채용한 TV업체들이다.
유럽 3D TV 시장에서도 SG 3D 방식을 채용한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은 여전했다.
GFK에 의하면 1·2월 유럽 3D TV 시장에서 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 49.9%, 소니 23.4%, 파나소닉 10.2%였다.
특히, 3D 기술경쟁을 펼치고 있는 SG 3D 방식과 PR(편광안경) 3D 방식에서 SG 3D 방식이 80~90% 비중을 차지하며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SG 3D 방식을 대표하는 삼성, 소니, 파나소닉이 전체 3D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북미에서 88.5%(수량), 유럽에서 83.5%(수량)로 90%에 육박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FPR 3D 패널 마케팅에 공을 들여온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내세웠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AVC(All View Consulting)의 통계 데이터를 인용, FPR 방식 3D TV가 출시 5개월여 만에 중국 3D TV 시장 전체의 55%를 차지, SG(셔터글라스) 방식 3D TV 판매량을 처음으로 앞섰다고 밝힌 것.
특히, FPR 방식 3D TV 판매에 ‘올인’ 하는 스카이워스가 개별 업체로는 25.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 FPR 3D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고 강조했다.
또, 로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유독 높은 중국 LCD TV 시장에서 스카이워스, 콘카, 하이얼, 하이센스, 창홍 등 5개 주요 로컬 TV 업체의 3D TV 판매 중 FPR 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83%에 육박함에 따라 향후 FPR 3D TV의 성장 전망은 더욱 밝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삼성과 LG 진영이 각각 유럽·미국과 중국에서 점유율 우위를 논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 관계자는 “현재 3D TV 및 패널이 전체 LCD TV 및 패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으로, 연말에는 20% 선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평균은 10% 내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3D TV 비중이 비교적 높은 중국 시장에서도 전체 대비 비중은 6.7%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LG전자를 비롯한 FPR 진영이 북미와 유럽 지역 공략을 본격화하기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SG 진영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80~90%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FPR 진영이 선전하고 있는 중국 지역에서도 SG 진영이 최근 연합 전선 구축을 선언한 만큼 향후 판도는 어떻게 변할지 속단하기 힘들다.
결국, 양측간 승부는 각 지역별로 풀 라인업을 출시한 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뒤에나 판가름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5% 수준의 점유율은 아직 3D 제품이 기존 TV 교체수요를 본격적으로 흡수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 시점에서는 소비자들이 SG와 FPR 중 한 쪽의 우세를 인정했다기보다는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으로, 3D 기술의 성패는 3D TV가 전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가져간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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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