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판매량보다 패널 고객사 확보가 관건
[뉴스핌=박영국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LG디스플레이의 3D TV 패권 다툼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싸움의 승패에 따라 TV 세트사업을 넘어 LCD 패널 사업의 주도권까지 일방적으로 기울 수 있는 만큼 양측은 사생결단으로 ‘세 불리기’에 나서는 양상이다.
22일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蘇州) LCD 패널공장 합작 법인에 중국 2위 TV 업체인 TCL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삼성전자가 80%, 삼성중국과 쑤저우공업원구가 10%로 예정돼 있었던 지분률은 삼성전자 50%, 삼성중국 10%, 쑤저우공업원구 30%, TCL 10%로 조정됐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총 8억달러로 예정돼 있던 투자금액을 5억달러 수준으로 낮췄지만, 이번 TCL과의 합작은 단지 투자 부담 축소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CD 패널 제조사 입장에서 중국의 TV 세트 제조사인 TCL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적 차원이 더 크다.
더 근본적으로는, 최근 TV 및 LCD 패널 업계 최대 이슈인 3D 패널 기술에서 삼성이 주도하는 SG(셔터안경) 진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廣州)에 건설 예정인 8세대 LCD 공장 투자에 중국 TV 세트 제조사인 스카이워스를 참여시킨다고 밝힌 바 있고, 이 회사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내 FPR(필름패턴편광안경방식) 3D 기술 마케팅에 있어 가장 적극적인 협조자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3D 시장에서 한 번 밀리면, 그동안 세계 LCD 시장에서 1, 2위를 다퉈오던 지위를 한 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존재한다.
세계 LCD 패널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과 LG는 싸움에서 밀리면 TV사업보다 LCD 패널 사업에서 더 큰 타격을 입는다.
그동안 LCD 패널 공급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TV 세트 업체라도 해당 기업의 3D 기술이 ‘대세’에서 밀린다면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대형 고객인 소니나 LG디스플레이의 전통적인 거래선인 비지오, 필립스, 도시바 입장에서는 삼성의 셔터글라스 방식이 이기건, LG의 FPR 방식이 이기건 큰 상관없다. 승패가 갈리면 승자의 패널을 사다 TV를 만들면 그만이다.
이미 패널 제조사와 세트 업체간 유대 관계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삼성의 혈맹으로 여겨졌던 소니는 LG디스플레이와 3D 패널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의 주 고객사들 중에서도 비지오를 제외하고는 FPR 3D 기술 채용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LG디스플레이로부터의 구매 물량이 많았던 도시바는 지난 21일 삼성전자가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한 '풀HD 3D 파트너스 데이'에 참가하며 SG 진영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 관계자는 “3D 기술 경쟁은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부문과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간 TV 판매 대결보다는 삼성전자 LCD부문과 LG디스플레이간 고객사 확보 대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앞으로 TV 세트업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국내 두 패널 제조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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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