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R 3D 진영 확대 위한 공격적 가격정책
[뉴스핌=박영국 기자] TV 세트에서는 삼성전자에 비해 저가인 LG 진영의 3D TV가 패널 제조원가에서는 오히려 삼성전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3D TV는 출시 당시 출고가 기준, 비슷한 사이즈대의 삼성전자 3D TV보다 30만~70만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삼성전자 제품은 비슷한 사양의 LG전자 제품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돼 왔으나, 70만원이라는 차이는 결코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더구나, 삼성전자의 SG(셔터안경) 방식 3D 안경이 LG전자의 FPR(필름패턴편광안경) 방식 3D 안경보다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경을 추가로 구매할 경우 비용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그렇다면, LG전자는 어떤 식으로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을까.
TV 세트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먼저 LCD TV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부분(약 50%)을 차지하는 LCD 패널 단계에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측에 확인한 결과 패널 제조원가는 오히려 LG 진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PR 방식 중에서도 글라스를 하나 더 붙여 3D 패턴 효과를 가미하는 GPR(글라스패턴편광안경) 방식의 경우 가격이 SG보다 월등히 높지만, LG화학과 함께 필름으로 글라스를 대체하는 FPR 방식을 개발, 원가가 크게 낮아졌다”면서 “다만 여전히 SG 방식보다는 FPR 방식이 원가가 더 높다”고 말했다.
국내 한 연구기관 연구원도 “SG방식 3D 패널은 모듈 단계까지는 2D에 비해 원가상승 요인이 크지 않고, 칩 몇 개만 더 붙이면 되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FPR의 경우 글라스를 필름으로 바꿨다고 해도 필름 가격과 필름 접합공정 등으로 인해 원가상승 요인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직접 비교는 어렵겠지만 우리 방식(SG)보다 필름이 한 장이라도 더 들어가니 LG 쪽이 비싼 건 당연하다”고 인정했다.
결국, 공정상 가장 큰 부분에서의 제조원가는 LG측이 높지만 최종 제품에서는 삼성전자가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
그 원인은 크게 세 가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전략 차원에서 가격을 높였거나, LG전자가 시장 확대 차원에서 저마진 전략을 택했거나, 혹은 LG디스플레이가 판매채널 확대를 위해 세트 업체에 공급하는 패널 가격을 낮췄을 가능성이다.
일단, 삼성전자의 경우 최상위 라인업에 대해서는 고가 정책을 쓸 수도 있지만, 3D TV 전제품에 높은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3D TV는 스마트 기능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패널 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과 콘텐츠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많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마진을 포기해 가며 가격을 낮춰 팔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손해를 보며 파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고원가 저판가’ 부담의 상당 부분은 LG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가 떠안는 구조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 한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다양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소니라는 대형 세트업체들이 포진한 SG 진영에 비해 판매 물량 면에서는 약세일 수밖에 없다”며, “FPR 진입 초기 더 많은 세트업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격 정책을 공격적으로 가져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TV용 LCD 패널 시황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하향곡선을 이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 가격정책’이란 ‘마진 축소’ 보다는 ‘손실 확대’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2392억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현재까지 나온 삼성전자의 풀HD 3D LED TV 라인업 중 지난 2월 출시된 D8000과 D7000은 고급형으로, 3월 출시된 D6500과 D6400은 일반형으로 분류된다. 더 가격을 낮춘 보급형 라인업은 아직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LG전자의 경우 2월 및 3월 출시된 LW5700과 LW6500이 일반형이고, 최근 출시된 LW5700이 보급형이다. 사양을 높인 고급형 라인업은 올 3분기에나 출시할 예정이다.
결국 양사간 비교가 가능한 모델은 일반형인 삼성전자의 D6500, D6400과 LG전자의 LW6500, LW5700이라고 할 수 있다.
LG전자의 LW6500 55인치 모델은 출시 당시 출고가가 450만원으로 동일 사이즈의 삼성전자 D6500보다 70만원 저렴하다. 42인치 모델은 230만원으로 삼성전자의 40인치 모델보다 30만원 낮은 수준이다.
실제 유통가격은 출고가보다 점차 떨어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전반적으로 LG전자 제품이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또, LG전자는 올 3분기 출시 예정인 고급형 모델의 경우도 삼성전자 3D TV 고급형 모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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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