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지난 수십년 동안 '탈동조화(decoupling)'에 대해 말들은 많았지만, 통화정책에 대해서 만큼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항상 아시아를 주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런 양상이 변화될 필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면에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이번주 공개 기자회견도 중요한 경고신호의 하나라고 HSBC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주장했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시아 담당 공동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버냉키 의장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긴축정책을 펼칠 의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아시아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의견을 제출했다.
뉴먼은 지난 2년 동안 연준의 막대한 통화정책 상의 부양 노력에 따른 유동성이 아시아 지역으로 휩쓸려 들었으며, 이제는 자산 가치와 물가 상승 압력을 크게 일으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했다. 일정 기간 동안은 아시아도 이런 요인의 덕을 보았지만, 이제는 긴장과 제약이 뒤따르고 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경기 과열 위험'을 강조한 사실을 주목하면서, 이제 아시아도 고통스럽지만 "연준의 그늘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뉴먼은 자산 거품과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기 전에 긴축 속도를 강화해서 아시아 경제를 좀 더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IMF의 권고를 연준의 그늘에서 벗어날 때라는 주장을 통해 약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한 셈이다.
뉴먼은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레버리지는 축적될 때보다는 청산될 때 무척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부동산에서 경제전반으로 파괴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아시아가 연준의 그늘을 벗어나는 길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당장 오랫동안 관리변동환율에 익숙한 아시아 국가들은 보다 유연한 환율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하는데다, 연준의 정책이 미국 달러화 가치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큰 편이다.
또 금리조절 정책의 경우 홍콩 등의 지역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에 규제적인 면에서의 긴축정책적 움직임도 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몇 가지 정책 조합으로도 연준의 정책과 달러화 약세의 힘을 무산시키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재정지출을 억제하는 정책까지 가세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세제 변화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점에서 아직 재정정책 기조가 매우 수용적인 아시아 경제는 우려된다고 뉴먼은 말했다. 올해 재정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곳은 홍콩과 싱가포르 뿐이다.
뉴먼은 미국 달러화가 당분간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한 연준의 정책은 계속 아시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지만, 이런 요소는 아시아 정책당국이 자국 경제는 새로운 과잉에 노출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책임을 모면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이 부양 기조를 더 오래 가져갈 것임을 천명한 지금 아시아 중앙은행은 좀 더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가야 할 때"라면서 "이미 수단들은 있으니 얼마나 빨리 그리고 단호하게 행동하느냐가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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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