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워크아웃 건설사들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아파트 분양에 집중하고 있지만 워크아웃이란 전력으로 인해 분양 실적이 저조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워크아웃 건설사들의 분양이 쉽지 않은 것은 다름 아닌 혹시 있을지도 모를 입주 전 회사 도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물론 아파트 조합주택과는 달리 일반분양물량은 예외없이 대한주택보증의 분양 보증에 가입돼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공사 도중 건설사가 도산을 하더라도 분양계약자가 그때까지 낸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떼이게 되는 일은 웬만해서는 벌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더라도 새롭게 시공사를 선정하고 공사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1년 이상 입주기간이 지연될 우려가 있을 뿐아니라 새로운 시공 건설사가 늦춰진 공시기간에 따라 추가부담금을 발생시킬 수도 있어 분양 계약자로선 어떻든 속이 편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 시장 상황 악화에 따라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시공권을 승계하는 건설사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경우 입주까지 기간은 차일 피일 미뤄지게 되거나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이자도 없이 원금만 돌려받는 수준에서 머물게 되는 만큼 분양계약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는 김포시 고촌읍에서 청구주택이 짓던 '청구지벤 더갤러리'다. IMF 직후 부도를 맞은 청구주택이 재기를 선언하며 수도권에서 추진한 청구지벤 더갤러리는 107, 154, 184㎡등 347가구로 구성돼 지난 2007년 11월께 청약접수를 받아 평균 0.24대1의 낮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문제는 2010년 6월 분양 3년이 다돼가는 김포 청구지벤이 공정률 지연에 따라 대한주택보증이 분양보증 사고사업장으로 지정된 다음 터졌다. 심지어 다음달인 7월 청구가 최종 부도처리 되면서 회생 돌파구마저 사라지면서 청구지벤은 분양 4년이 다돼가는 현재까지 흉물스러운 사고사업장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처럼 건설사의 재무상태가 예비청약자들에게 새로운 분양물량 선택의 중요 요인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워크아웃 건설사들의 이미지 타격과 그에 따른 분양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 때문에 상당수 워크아웃 건설사들은 워크아웃 개시 이후 아파트 분양을 거의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워크아웃 건설사 중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서는 업체는 그나마 지난해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순위 12위인 금호건설이 유일하다. 하지만 금호건설 역시 분양 시장에서의 성적은 부진하다. 금호건설은 지난 2007년 이후 1만 가구 이상을 공급했지만 시장 경기침체에 따라 대부분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데다 워크아웃까지 겹치면서 충격은 더욱 심한 상황이다.
실제로 금호건설이 지난 4월 분양한 옥수동 금호어울림의 경우 지역조합 물량을 제외한 54가구를 공급한 결과 3순위까지 평균청약경쟁률은 1.59대1을 나타냈다. 주택형별로 84㎡는 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지만 이는 불과 1가구만이 공급된데 따른 착시현상에 불과하며, 전체 9개 주택형에서 3개 주택형이 순위내 청약 마감에 실패하면서 워크아웃에 따른 이미지 실추를 몸으로 체험했다.
금호어울림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다소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입지가 초역세권인데다 한강조망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의외의 청약 결과로 지적된다.
특히 금호건설이 지난 2008년 1월 분양을 시작해 내년 1월께 입주를 예정하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 리첸시아중동 역시 분양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이 아파트의 경우 이미 분양 3년 반이 지났지만 총 공급물량 572가구 중 100가구 가량이 미분양물량으로 남아 있다.
리첸시아 중동은 금호건설의 워크아웃 이전 분양한 물량이다. 금호건설은 리체신아 중동 분양 이후 2년 후인 2009년 12월 워크아웃을 결정해 다음달 워크아웃을 개시했다. 하지만 3.3㎡당 1990만원이 넘는 엄청난 분양가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란 점에서 시공사의 워크아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면서 분양 계약률도 높아지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워크아웃건설사들의 분양 부진은 업체의 경영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업종이 단순한 업계 10위권 밖 건설사들의 경우 사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사업이 부진할 경우 유동성 등 경영상황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할 일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부도 또는 워크아웃 건설사의 아파트는 향후 시세 형성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까지 내다 보고 있어 워크아웃 건설사들의 분양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라며 "결국 워크아웃으로 인한 미분양 장기화는 건설사에게 자금 유동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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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