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2009년 'LED TV=삼성', 2010년 상반기 '3D TV=삼성' 공식에 이어, 2010년 하반기에는 '스마트TV=삼성' 공식을 이어가겠다."
지난해 7월 1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스마트TV 전략 발표회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스마트TV=삼성'이라는 공식을 증명해줄 만한 압도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잘못이 아니다. '스마트'가 '3D'에 묻혀버린 탓이다.
최신 TV 제품에 '3D' 기능과 '스마트' 기능을 동시에 장착하는 게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3D로 몰려 버리니 '스마트' 기능이 부각되기 힘들다. 같은 이유로, 판매 관련 통계 수치가 나와도 그 수치에 '스마트' 기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스마트TV 시장 선도'를 기치를 내걸고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 TV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스마트TV'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스마트TV의 본질은 '양방향 소통'
'3D'와 '스마트'는 비록 비슷한 시기에 TV 시장에서 이슈화되긴 했으나 완전히 구분해서 다뤄져야 할 아이템이다. 전자는 전적으로 하드웨어적 기능이고, 후자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강하다.
이미 전통적인 휴대폰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싸움에 치중하다 뛰어난 OS(사용자환경)와 방대한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소프트웨어적 강점을 앞세운 이종(異種)기업에게 뒤통수를 맞은 아픈 기억이 있다.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TV 시장에서의 소프트웨어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 경쟁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TV에서 스마트TV로의 변화는 일반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변화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일반 휴대폰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통화 기능'이 스마트폰에서는 수많은 기능 중 하나에 불과한 것과 마찬가지로, '보는 기능'은 스마트TV의 수많은 기능 중 하나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TV는 단순한 린백(Lean back, 느긋하게 몸을 기대 시청하는 형태)의 개념을 벗어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즐기고, TV를 보면서 SNS나 정보검색을 하는 등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스마트TV가 소비자의 생활 속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해 줘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대규모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의 지원을 배경으로 막강한 경쟁력을 발휘한 것이나, 후일 안드로이드 진영이 안드로이드 마켓 육성을 통해 반격에 나선 것과 같은 이치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측면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가장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고,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 다양한 콘텐츠 확보로 스마트TV 확산 이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확보 노력을 본격화한 시점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TV용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직거래 장터 ´삼성 앱스(Samsung Apps)TV´를 세계 100여개국에서 개설하는 한편, 국내 TV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앱스 콘테스트를 개최하며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앱 개발 붐을 스마트TV 시장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에서, 10월에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에서 각각 TV 애플리케이션 콘테스트 및 개발자의 날 행사를 개최하며 삼성 스마트TV를 플랫폼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유통의 세계적인 확산에 나섰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 앱스 TV를 통해 업계 최대 규모인 550여개 애플리케이션을 세계 120여개 국가에 제공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10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삼성 앱스 TV 서비스 시작 14개월만에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주간 방문객이 4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방송사 및 영화사들과의 제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확보 노력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컴캐스트(Comcast), 타임워너 케이블(Time Warner Cable), 어도비(Adobe), 훌루(Hulu), 드림웍스(DreamWorks) 등 콘텐츠 분야 메이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이 중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의 콘텐츠는 상반기 중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또, 미국 영화채널 HBO와의 제휴를 통해 약 1400개 방송콘텐츠를 올해부터 서비스할 계획이며, 음악채널 MTV 콘텐츠도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영국 공영 방송사 BBC와의 제휴를 통해 BBC iPlayer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영국 DVD 대여업체 LOVEFiLM과도 제휴를 맺고 있다.
그밖에 '프랑스의 유튜브'로 불리는 데일리모션(Dailymotion), 프랑스 국영 방송사 TF1, 프랑스 통신회사 프랑스텔레콤·오렌지, 독일 미디어 그룹 악셀 스프링거(Axel Springer) 등이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은 유럽 업체들이다.
호주에서도 최대 통신회사인 델스트라(Telstra)와의 제휴를 통해 IPTV 서비스 'Bigpond TV' 앱으로 실시간 채널방송을 셋톱박스 없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Bigpond Movies' 앱은 유료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럭비를 좋아하는 현지 특성에 맞춰 프로 럭비 리그 연맹 NRL(엔알엘)과 제휴를 통해 럭비 경기를 VOD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으며, 호주 공영방송사 ABC(에이비씨)와의 제휴를 통해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TV 시장은 '누워서 보는' 기능만을 벗어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스마트TV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스마트TV 콘텐츠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는 한편, 국내외 콘텐츠 공급사들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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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