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핍조치 항의 시위속 그리스 의원들 줄사퇴
*IMF, 그리스 지원은 경제개혁 수용여부에 달려
*"그리스 부채위기로 시장 반등 힘들 것" - 전문가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유럽증시는 16일(현지시간) 그리스부채 위기를 둘러싼 정치적 불협화음과 불확실성으로 위험기피심리가 강화되며 3개월래 최저종가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퍼스트300지수는 0.42% 내린 1084.42를 찍으며 지난 3월 중순이후 최저가로 장을 접었다. 유로퍼스트300지수는 주간기준으로 7주 연속하락하며 2008년 1월 이후 최장기 내림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FTSE100지수는 0.76% 후퇴한 5698.81, 독일 DAX지수는 0.07% 밀린 7110.20, 프랑스 CAC40지수는 0.38% 빠진 3792.31를 기록했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0.15%, 포르투갈 PSI20지수는 0.6%, 이탈리아 MIB지수는 0.3% 내렸다.
은행주와 경기에 민감한 광산주가 하락흐름을 주도한 가운데 스톡스유럽600은행지수는 0.29%, 기초자원지수는 구리가격 하락을 반영하며 0.84%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유럽 정책결정자들이 그리스 구제안에 합의하지 못하자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등 빚더미에 짓눌린 주변국들에 연쇄적인 타격을 입힐 것을 우려했다.
유니크레딧의 신용 전략가 팀 브루네는 "그리스의 무질서한 신용 이벤트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불과 며칠 남지 않았지만 일부 유럽국가들과 유럽중앙은행(ECB) 사이의 정치적 교착상태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주내(within a few weeks) 그리스의 디폴트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테네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정부의 내핍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가운데 여당 의원들이 연이어 사퇴함에 따라 개각을 단행하고 구제금융의 선결조건인 내핍재정안을 추진하려던 지오르지 파판드레우 총리의 계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16일 의회 연설에서 경제 개혁 작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이를 위해 그리스 정치권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는 그리스에 대한 지속적인 금융지원은 그리스가 이미 합의된 경제개혁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와 IMF 이사국들의 승인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아킨슨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리스 지원프로그램의 전면적 재정지원을 보장하기 위한 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음번 유로그룹 회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펀드사인 이스트 캐피털의 수석 경제전문가 마크쿠스 스베드베르그는 "우리가 지난 수개월간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던 질서있는 부채 구조조정이 이제는 자애로운 해법처럼 보인다"며 "시장은 평소처럼 위기 전염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로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프랑스의 국채 입찰이 지지를 받았으나 스페인이 진행한 28억달러 규모의 10년물과 15년물 국채 입찰은 부진했다.
그리스의 신용부도스왑(CDS)이 신고점을 기록한 가운데 유니크레딧의 브루네는 "현재 상황은 2008년 9월의 리먼 브라더스 파산신청보다 2년전 제네럴 모터스(GM)의 파산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미국 정부는 수개월간 GM의 파산신청에 반대하다가 질서있는 구조조정을 위해 느닷없이 합의파산(prepackaged bancrupsy)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시장의 불안감을 측정하는 척도인 유로스톡스50 변동성지수는 장중 10% 이상 치솟으며 3개월래 고점을 찍은 뒤 5.93% 오른 24.43으로 마감했다.
ETX 캐피털의 트레이더 마르쿠스 후버는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시장은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리스위기 해법에 관한 절충이 이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억측과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이를 대중에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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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