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고령화시대 제조업체 근로자들의 평균연령도 높아지는 가운데, 상당수 제조업체들이 고령 근로자의 고용연장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제조업체 407개사를 대상으로 ‘근로자 고령화 대응현황’을 조사한 결과, 고령 근로자를 위해 ‘퇴직 후 재고용’, ‘정년연장’ 등 고용연장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는 기업이 57.0%에 달했다고 18일 밝혔다. ‘조만간 고용대책을 마련할 것’이란 기업도 22.4%나 됐다. 기업규모별로도 큰 차이가 없어 대기업의 53.3%, 중소기업의 58.6%가 고령자 고용대책을 시행 중이라고 응답했다.
제조업체가 시행 중인 고용연장 방안으로는 퇴직 후 1~2년 단위 계약직으로 일하는 ‘퇴직 후 재고용’이 39.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일정 연령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해 주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9.1%), 임금삭감 없이 정년 자체를 늦추는 ‘정년 연장’(9.1%), 임금삭감 없이 정년 자체를 없애는 ‘정년 폐지’(9.1%)로 답했다. 반면 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일정 연령부터 임금을 줄이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5.4%)에 대한 응답비율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보다 정년퇴직 후 재고용이 선호되는 이유는 근로자 입장에서 퇴직금 정산시 손해를 보지 않고, 기업 역시 고용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체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39.7세로 집계됐다. 대기업의 경우 39.4세, 중소기업은 39.8세로 큰 차이는 없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1980년 28.8세에서 1990년 32.6세, 2000년 36.2세, 2010년 39.0세로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근로자 고령화 원인을 물은 결과, 대기업은 ‘기존 인력의 고용조정 곤란’(34.4%)과 ‘신규채용 감소’(23.8%)를 주된 원인으로 꼽은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생산직·중소기업 기피로 신규채용 곤란’(29.8%)과 ‘젊은 직원의 이직’(22.1%)을 많이 꼽았다.
기업들은 근로자의 고령화로 인해 ‘아직까지는 특별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77.9%)고 답했지만, 응답기업의 68.6%가 고령 근로자의 대량 퇴직으로 이미 인력난을 겪고 있거나 늦어도 10년 내 인력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고령화가 우려되는 직종으로는 대다수인 84.3%의 제조업체가 ‘생산직’을 꼽았고, ‘사무·관리직’(9.1%), ‘연구·개발직’(3.7%), ‘영업·서비스직’(2.9%)은 많지 않았다.
근로자 고령화 대비책의 도입방법으로는 ‘법에 의한 강제실시’(21.1%)나 ‘노조의 요구’(0.2%)보다는 ‘노사협의’(48.2%)나 ‘기업의 필요에 따라’(30.5%)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기업들은 근로자 고령화에 대한 정부대책으로 ‘생산직·중소기업 청년취업자에 대한 지원 강화’(44.4%), ‘재직근로자에 대한 경직적인 고용보호규제 완화’(17.7%), ‘생산·기능 인력 양성 강화’(16.7%), ‘연공급 임금제도 개선’(13.5%) 등을 바라고 있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일찍이 1970년에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1994년 정년 60세를 법으로 규정했을 때 이미 84%가 넘는 기업의 정년이 60세 이상이었다”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고령 근로자의 고용을 자발적으로 연장하고 있는 만큼 정년 법제화 등 강제적인 방법보다 각 기업의 상황에 맞는 대책을 자율적으로 도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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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