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28일 발표된 올해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순위 결과 2000년대 초반 주택시장 붐에 동참했던 호남지역 건설사들이 대거 몰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호반건설과 우미건설이 약진하고 있다.
국민의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대 초반 IMF에 따른 주택공급 부족상황에서 시작된 주택시장 붐의 최대 수혜자는 호남지역 건설사로 꼽혔다. 이는 이보다 10여년 전인 노태우 정권시절 90년대 초반 대구경북지역 건설사들이 5대 신도시사업을 틈타 서울로 진입한 것과 유사한 입장이다.
10년 전인 2001년 당시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를 살펴보면 시평 순위 100위권 내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지역 건설사들은 모두 13곳이다.
호남지역 1위 건설사인 금호건설은 당시 14위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13위를 기록하며 유사한 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워크아웃을 거쳤다는 점에서 향후 시평순위는 좀더 하락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몰락'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어울리는 건설사는 전북에 본거지를 둔 성원건설이다. 2001년 당시 성원건설은 자매사인 성원산업개발과 함께 각각 28위, 66위를 기록하며 건설업계의 한 일가를 이루었다.
하지만 현재 성원건설은 오너가 해외로 도피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며 법정관리에 들어가 올해 100위에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또 같은 전북지역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 중앙건설도 2001년 47위로 전년에 비해 25계단 올라서며 주택전문건설사 바람을 일으켰지만 역시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현재는 70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2001년 당시 시평 순위 100위권내 있었던 충일건설(33위), 삼능건설(89위), 동광건설(97위), 송촌건설(99위)등은 모두 100위권 밖으로 사라졌다. 이중 삼능건설과 송촌건설은 모두 지난 건설사 신용위험성 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바 있다.
법정관리 상태인 남양건설과 금광기업 등은 아직 큰 폭의 하락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2001년 61위였던 남양건설은 지난해 33위까지 올라갔으나 법정관리 여파로 올해 43위로 10계단 내려왔으며, 2001년 35위를 기록한 금광기업은 지난해 46위에서 올해 59위로 13계단 내려앉았다.
반면 전반적인 호남건설사 몰락 속에 약진한 업체들도 있다. 우선 2001년 당시 10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던 호반건설은 올해 시평순위가 49위로 전년보다 13계단 올라서며 금호산업에 이어 호남권 제2위 건설사로 뛰어올랐다.
또 역시 같은 주택전문건설사인 우미건설도 2001년에는 100위권 밖이었으나 올해는 56위로 안정적인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2001년 70위권 건설사였던 보성건설은 (주)한양을 인수하고 올해 시평순위 35위를 기록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권의 향배에 따라 특정 기업들이 살고 죽는 시대는 아니지만 호남권 건설사들이 최근들어 많이 몰락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 90년대 초반 5대 신도시 특수를 타고 서울에 진입한 영남 4인방은 나름대로 탄탄한 주택실적이 있었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모두 사라졌듯이 단기간에 성장한 건설사들은 그 후유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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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